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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서정아 |
ⓒ 웅상뉴스(웅상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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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국에 온 지 15년이 넘었습니다. 그 동안 행복한 날들도 있었고, 힘들고 슬픈 날들도 많았습니다. 결혼 후에는 연애할 때와 달리 남편이 저에게 무관심했고, 대화도 잘 하지 않았습니다. 매일 아침 함께 출근할 때 “가자”, 밥 먹을 때 “먹자”, 자기 전에 “자자”, 이 세 마디가 남편이 저에게 하는 말의 전부였습니다.
외로움 때문에 후회도 했지만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생각하며 견뎠습니다. 시댁에서는 저를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그래서 저는 모든 것을 혼자 배워야 했습니다. 힘들어도 항상 참고 웃어야 했고, 다른 사람에게 내가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그것을 당연하다고 받아들였습니다. 아이들을 키울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큰 아이가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제 모습과 비슷한 행동을 보였습니다. 자신감 없는 태도, 당당하지 못한 모습, 그 모습을 보니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내가 아이를 이렇게 만든 건 아닐까?’ 그런 생각에 제 자신과 바보 같은 제 삶이 너무나 싫었습니다. 내 아이들이 지금의 나처럼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내가 먼저 이렇게 살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내가 무엇을 하면 행복할까? 우리 아이들은 어떤 엄마를 원할까?’ 등등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긴 생각과 고민 끝에 저는 용기를 내서 제 사신을 바꿔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돈을 벌려고 달려드는 대신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고 사회봉사 활동에도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꿈을 찾기 위해 많은 도전을 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도전하고 경험하는 가운데 내가 즐기면서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생각을 바꾸고 보니 눈에 보이는 것도 달랐습니다. 그 전에는 보이지 않던 남편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가족을 위한 남편의 사랑과 노력 그리고 남편의 외로움도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늘 아이들을 먼저 챙기던 저는 남편에게도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노력한 덕분에 지금은 남편과 연애할 때처럼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저는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베트남어 강사로 활동도 했고 지금은 학교 급식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힘들 때도 있지만 용기 잃지 않을 거예요. 무엇보다 가장 기쁜 것은 이러한 저의 변화로 우리 아이들이 더 밝고 명랑해지고 자신 있게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큰 아이는 베트남어 강사활동을 할 때, 엄마가 너무 자랑스럽다고 하였습니다. 경찰이 되어서 약한 사람을 지켜주고 싶다는 큰 딸과 간호사가 되어서 아픈 사람을 도와주고 싶다는 작은 딸의 꿈이 참 기특합니다.
저는 두 아이가 꿈을 잘 펼칠 수 있도록 항상 응원할 것입니다. 저 또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더 행복하고 한국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이민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