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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 웅상신문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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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프랑스 파리 세느강을 걸어서 루브르 박물관을 찾았다. 10여 년 전에 왔을 때와 마찬가지와 사람들은 긴 줄을 서 있고 루브르의 보물인 모나리자가 있는 방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붐볐다.
먼 눈빛으로 본 모나리자는 생각한 것보다 크기가 엄청 작았고 앞에는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끌어당긴 힘은 무엇일까. 긴 줄에 합류한 필자는 그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문화예술에 대한 주민들의 욕구가 점점 커지고 있지만 그에 비해 제대로 된 전시공간 하나 없는, 문화예술의 불모지에 가까운 웅상을 떠올렸다.
프랑스가 그냥 문화예술의 도시가 된 것은 아니었다. 프랑스의 문화 대통령 미테랑은 “문화는 곧 생활이다. 따라서 모든 국민들은 누구나 문화적 환경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다”라고 문화복지 정책을 밝히면서 국민 1인당 소득을 높이는 것보다 문화적인 소양과 수혜를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문화정치는 삶의 질 향상으로 시민들이 값싼 입장료를 내고 오페라 관람을 할 수 있도록 바스티유에 오페라극장을 지어 예술의 장으로 만들었고 1989년 문을 연 오페라 바스티유 극장에 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백범 김구 선생이 그러하다. 그는 우리나라가 높은 문화의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하다면서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준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문화의 힘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웅상지역은 어떤가. 웅상에서 활동하는 미술인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문화적 욕구를 가진 주민들이 그림을 감상하고 공연을 보고 싶어하지만 그럴 만한 공간이 없다는 것, 이제는 웅상에도 예술인들이 자신의 창작품을 보여주고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 문화공간이 필요하다면서 아쉬워한다.
지방행정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 삶의 질은 어느 한 부분만 딱 짚어서 말하기보다 다양한 부분이 포함된 포괄적인 개념이다. 그중의 하나가 생존 너머 가치를 추구하는 행복감이다.
프랑스 대통령 미테랑과 백범 김구 선생은 행복감은 삶의 질 향상으로 그것은 바로 문화의 힘에서 온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요한 일로 지방행정은 이를 위해 적절한 방법을 찾아내고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고심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양산시는 어떤 행정을 펼치고 있는가.
서부양산의 경우 멀쩡하게 있는 전시공간도 없앴다.
지난 2019년 개관한 쌍벽루아트홀의 경우, 소규모 공연장과 2개의 전시실을 갖추었지만 전시실 규모가 둘을 합해도 251㎡에 불과해 대형작품이나 대규모 설치작품은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지만 아쉬운 대로 그림을 전시하곤 했다. 그런데 그것을 미술인들에 대한 아무런 대안도 없이 중전시실과 소전시실을 리모델링 해 양산 출신 성악가 엄정행 선생의 소장품 전시관으로 조성하는 사업으로 돌린 것이다.
음악도 중요하지만 전시공간도 필요하다는 미술인들의 반발에 시는 최근 시립미술관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것을 추진하려면 무엇보다 지방행정의 문화의 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필요하다.
웅상의 경우, 웅상출장소에서 4층 회의실을 간이로 해서 전시공간으로 사용하라고 대안을 제시했지만 미술인들은 접근성이 떨어져서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는다면서 명동공원이 복합 문화공간의 장소로 적당하다고 입을 모은다.
요즘처럼 먹고 살기 힘든 세상, 예술은 살아가는데 쓸모없는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세상을 바꾸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문화의 힘, 바로 ‘가치’를 추구하는 예술에서 오지 않는가.
요즘 웅상에 부쩍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지방행정 관련자도 관심을 가지고 지역민들이 누구나 쉽게 문화예술에 접근하고 즐길 수 있도록 그림을 전시하고 공연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조성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