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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문화산책

길을 떠나다 (11) / 동해안 나들이 ▷하나

웅상뉴스 기자 입력 2022.03.02 04:56 수정 2022.03.02 04:56

강명숙 시인

양남 주상절리
지척에 바다가 있어도 여전히 바다가 그리운 것은 잉태 그 시작부터 어머니의 바다에서 생이 시작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마음먹고 20여 분 달려가면 기장 바다에 앉아 수평선을 바라보며 소위 물멍에 젖을 수도 있지만, 가끔은 다 같은 동해지만 조금 덜 익숙한 바다로 가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기꺼이 울산 강동 정자 바다를 거슬러 오른다. 검은 자갈의 해안 정자를 지나면 경상북도 양남이다. 간혹 경주 나들이 때면 보문호를 지나 추령재를 넘어 감포 바다로 내려서기도 한다, 그리고 울산대교를 거쳐 집으로 돌아오곤 한다. 오늘은 기장 바다가 아닌, 영일만을 낀 바닷길을 달려가려 한다.

* 양남 주상절리

울산 정자를 지나면 경북 경주 양남면이 시작된다. 처음 만나는 풍경이 해송 군락 방풍림 숲 관성솔밭이다. 여름이면 캠핑 족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다. 관성솔밭을 지나면 읍천항에 다다른다. 읍천항은 야경도 아름다워 사진을 좋아하는 이들이 찾기도 하는 곳이다. 

읍천에는 많이 알려진 주상절리가 있다. 주상절리라고 하면 쉽게 제주도를 떠올리겠지만, 이곳의 주상절리는 제주 해안의 육각기둥이나 광주 무등산 산정에 있는 입석대, 서석대등의 수직식 절리와 다르게 부채꼴 모양으로 누워있어 그 모양이 아름답다. 부채꼴 절리를 전망하기 좋도록 전망대도 있으니 해파랑길을 걸으며 하루 나들이로 적당한 곳이다. 그리고 해파랑길을 걷다가 지치면 근처 멋진 카페에 앉아 한 잔의 커피와 휴식해도 좋을 것이다. 좋은 사람과 함께.

양남 주상절리
이견정(利見亭)

읍천항에서 국도 31번 해안 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감포 바다 수중왕릉 문무대왕릉을 만난다. 죽어서 용이 되어 왜구를 막겠다던 왕의 수중 능이다. 수중 능을 지나 감포 방향으로 꺾으면 곧바로 이견대를 만나게 된다, 문무대왕릉이 바라다 보이는 곳에 정자 이견정(利見亭)이 서있다. 

이견대에서 경주 방향으로 멀지않은 곳에 감은사 절 터(感恩寺址)가 있는데 감은사 역시 해룡이 되었다는 문무대왕의 설화가 깃든 곳이다. 문무대왕과 천신이 된 김유신이 문무대왕의 아들 신문왕에게 이견대 앞 바다 섬 대나무를 베에 피리를 만들어 불면 나라의 모든 근심이 해결될 것이라 하였다. 신문왕이 피리를 만들었으니 그 피리가 `만파식적`이다. 문무대왕의 수중능과 아울러 만파식적에는 호국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

이견대(利見臺)

골짜기 넘고 구름 뚫고 바닷가에 도착하니/ 우뚝 선 정자 향기로운 모래섬을 딛고 있다/ 만리의 큰 파도 유리처럼 푸르고/ 천 층의 물결 흰 눈처럼 떠 있다/ 훨훨 나는 새들은 거울 속의 티끌 같고/ 펄럭펄럭 고깃배는 눈앞을 가리는구나/ 날아가는 용을 보고 이롭다 했던 곳 지금은 어디인가/ 누대만 황량하게 남아 지는 햇살 시름겹다

간재(艮齋) 이덕홍李德弘 / 조선중기 문신, 학자


전촌용굴
* 전촌 용굴

이견대를 떠나 나정 고운모래 해변과 감포항 사이쯤에 전촌 용굴이 있다. 해안을 낀 산자락을 걸어 해안에 내려서면 바닷물이 드나드는 두 개의 굴을 만나게 된다. 세월 속 파도가 빚어낸 작품인 굴이다. 두 개의 굴에는 각각의 이름이 있다. 하나는 사룡굴(四龍굴)이라 하는데 동서남북을 지키는 네 마리의 용이 살았고 또 하나의 굴은 단용굴이라 이름하는데 용 한 마리가 살며 감포 마을을 지켰다 한다. 한 면이 막혀 있는 굴이 아니라 바다로 트여 있어 굴속으로 드나드는 바닷물을 볼 수도 있다.



◁ 쓰다 보니 영일만을 낀 나들이가 겨우 반 정도에 머무르고 말았다. 다음에 이어 쓰려 한다.
↑↑ 강 명 숙 시인
양산시인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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