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기획 특집

양산사생회, 웅상지역의 `미술 대중화`에 기여

김경희 기자 입력 2022.01.12 22:27 수정 2022.01.12 10:27

1997년 7여 명의 회원으로 발족, 23회 전시회 열어 미술 저변확대
아마추어 미술 활성화,
그림 언제든지 볼 수 있는 상설전시장 필요

ⓒ 웅상뉴스(웅상신문)
지난달 12월 제 23회 양산사생회가 열리고 있는 웅상출장소 대강당을 찾았다. 꽤 넓은 강당에는 꽃과 과일, 자연 풍경 등 회원들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고 그림마다 개성이 살아있고 깊이가 있었다.
 
김복선 양산사생회 회장은 “그림을 배우고 싶지만 그림은 타고 나야 하는 것 아닙니까, 하고 물으면 미술이라고 다르게 생각하지 마라,고 한다. 그리다 보면 경험을 쌓고 내면을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사생화는 눈에 보이는 것을 그리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다. 본 것과 느끼고 담는 것이 다르다”면서 양산사생회는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함께 한다. 프로인 작가도 있고 아마추어도 있다. 활동하면서 실력도 쌓고 경력도 쌓아 작가로 되는 분들도 많다. 일종의 등용문 역할도 한다고 말한다.

1997년도 웅상지역엔 그림이란 말 자체가 없었다. 그때 7여 명의 회원이 발족한 양산사생회는 지역을 중심으로 미술 저변확대를 해보자는 마음에서 출발했다. 처음에는 주로 ‘잎새바람’ 같은 음식점이나 미술학원에서 전시회를 했다. 그때 사람들의 반응은 낯설었다.

 전시회 개념이 아니라 그림을 보러 간다는 정도였다. 약 3년이 넘어가면서 웅상지역의 공단과 관공서 같은 데 홍보를 했다. 그런데도 전시회 때 반응이 없었다. 영산대에서 전시회 장소를 제공해주고 효암고등학생들과 소품전도 하다가 시골에서 젊은 친구들이 대단하다면서 전국의 원로 화가들과 150점을 함께 전시한 것이 계기가 되어 알려지게 되었다. 

전시회 오픈할 때 서울과 부산 등 전국에서 사람들이 왔다. 관공서에서도 왔다. 그 후 양산사생회는 왕성하게 활동하기 시작했고 경남 문화예술진흥기금을 여러 번 받아서 전시회를 열었다. 지난달 제23회 전시회도 기금으로 진행했다.

전시회에서 회원들을 만나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에 대한 소감을 들어봤다.
 
2012년에 그림을 시작한 정다겸 회원은 "그림을 소개하는 게 뿌듯하다. 그림을 그리는 데 만족을 못 했는데, 다른 사람이 와서 그림을 보고 칭찬도 해주니 만족감도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이봉선 회원은 "전시회를 해서 기분이 좋다. 풍경, 꽃 등 좋은 그림도 많이 보고 많이 배운다. 5,6년 그림을 그리고 부산에서 을숙도 문화회관에서 개인전도 했다. 힐링도 되고 마음 수양도 되고 좋아진다."

송재숙 회원은 "그림은 어릴 때부터 했다. 비즈니스센터에서 개인전도 했다. 양산사생회는 웅상지역에서 23년이나 된 단체다. 양산시민들이 많이 관심을 주시면 좋겠다" 

김복남 회원은 "이 나이에 전시회를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기쁘다. 학교 다닐 때는 전혀 몰랐다. 늦게라도 취미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 웅상이 고립되어 있어서 전시회를 하는 게 쉽지 않다. 지금은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최승연 회원은 "전시회를 해 보니까 잘 모르시는 분이 많다. 일반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전시회를 해서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전시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낌없이 지원해 주시고 기회가 많이 왔으면 좋겠다." 

이미경 회원은 "뜻하지 않게 40대 중반에 선생님을 만나서 그림을 그렸고 젖어 들었다. 10년 동안 그 인연이 인도해 줘서 지금까지 그린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림을 시작했는데, 세월이 가니까 취미가 특기되었다. 내년에 작가로 입문한다" 라고 말했다. 

모두 전시회에 대해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 웅상뉴스(웅상신문)
김 회장은 “아마추어 미술을 발달시켜야 한다고 본다. 그림을 그린다고 해서 갑자기 화가가 되는 것도 아니고 갑자기 눈이 격상되는 것도 아니다. 저변에 아마추어들이 활성화돼야 나중에 그림을 계속 그리고 그림을 안 그리더라도 활동하기가 좋다. 그림으로 주민들과 서로 접촉돼야 한다. 주로 기획 전시회를 열고 홍보를 한다. 단순히 그림 전시회만 하는 게 아니라 티셔츠에 그림을 그리는 등 생활 미술과도 접목한다. 사람들이 미술을 쉽게 이해하고 가깝게 하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 23년간 활동, 웅상지역에 기여한 바가 있다면

미술에 대한 가치를 다르게 했다. 요즘은 전시회 한 번 하지만 이전에는 일 년에 몇 번씩 했다. 지금은 카페에서도 소품 전시회를 하곤 하지만 그즈음 웅상에는 전시회가 없었다. 영산대에서 전시회를 할 때 작품을 많이 팔았다. 미술의 저변확대가 됐다. 

그림은 좋은 파장이 있다. 아이들에게 예술을 가르치면 빗나가지는 않는다. 어른들도 그림을 많이 배운다. 처음에 기업체를 찾아갔을 때 냉대를 많이 받았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배우고 싶어 하는 인구가 많다. 그림 하는 인구가 많이 늘었다.

 그것이 지금 효과를 좀 본다. 회원들은 좋아한다. 그냥 엄마가 아니라 그림 그리는 엄마, 그림 그리는 아빠 등 예술가로 보고 자신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 그림 활동을 하면서 자기 이름을 찾아간다. 예술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

■ 미술의 좋은 점은

그림이나 조각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준다. 현실의 고단함을 잊게 해주고 치유시켜준다. 예술가는 개별적으로 직업이다. 천직이다. 돈의 여부를 떠나서 좋으니까 한다. 좋고 나쁘고의 생각은 없다. 그냥 그리고 싶어서 그린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창출한다.
 
요즘 사람들은 접촉을 잘 안 한다. 더 자기중심적으로 변하고 교류하는 게 힘들다. 화가 쌓여 있고 폭력적인 것도 있다. 미술은 그런 인간사회를 정화해 주고 안정시킨다.

■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은 이 상태로 간다. 하지만 예산 문제가 걸린다. 그림을 그리는데도 돈이 든다. 전시회를 자기 돈을 내서 한다. 이런 부분들이 회원들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이 예산만 된다면 기획전도 하고 소품전도 하고 싶다. 주로 사생회를 하지만 작품만 하는 것이라 자유롭게 그림을 이용해 상품화도 하고 싶다. 회야제도 미술과 연계가 될 수 있다. 천성산, 회야천 등 자연환경을 그림으로 그려도 좋지 않겠냐.

김 회장은 “제일 중요한 것은 전시회는 길에서도 카페에서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기본 전시장이 있고 전시회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있어야 한다. 관에서 신경을 써 줬으면 좋겠다. 지금은 공무원들이 그림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좀 더 일반인들에게 홍보가 많이 되었으면 한다. 

요즘은 그림 그리는 것은 일상처럼 되어 있다. 그곳에 가면 그림을 볼 수 있는 상설전시장이 필요하다. 양산사생회의 경우 회원들이 50명이 넘는다. 일반인이다 보니 전시회를 할 형편이 안 되면 안 한다. 전시회 예산이 주어져서 1년에 한 번 소품전이라도 할 수 있도록 길을 많이 열어줬으면 좋겠다. 청년 작가들은 당연히 지원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인 동아리에 지원을 아끼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양산사생회는 주로 풍경화나 정물화 등 실제 있는 풍경을 화폭에 담는다. 회원 조건은 따로 없다. 그림만 좋아하면 된다. 매달 야외스케치를 하며 현재 회원은 50여 명이다.




저작권자 웅상뉴스(웅상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