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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커버스토리/ 월 급여 40만 원 모아 1,000만원 장학금 낸 기초생활수급자 산타클로스

최철근 기자 입력 2021.12.10 09:15 수정 2021.12.17 09:15

급여 40만 원 아껴 지역 인재 육성금 내놓은 70대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
2년 전부터 매년 500원 만씩 총 1000만 원 기부한 청각장애인 문정원씨

↑↑ 평산동에 사는 문정원(78)씨가 10평남짓 한 자신의 집에서 아끼고 아껴 모은 장학금 기탁에 대해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웅상뉴스(웅상신문)
연말연시를 맞아 지역의 기초생활 수급자가 어려운 생활고에도 불구하고 돈을 아끼고 아껴서 모아, 장학금을 기탁한 미담이 뒤늦게 알려져 우리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이제 살아갈 날도 머지 않은데 국가와 지역 사회에서 보살핌만 받다가 이대로 죽으면 제 삶이 너무 허망할 것 같았습니다. 뒤늦게 보람있는 일을 찾다 보니, 이런 일을 하게 됐습니다"고 말하는 양산시 평산동에 사는 문정원(78)씨는 양산시 인재육성장학재단에 “지역 인재 육성에 써달라”며 장학금을 기탁했다. 그는 2년 전부터 매년 500원씩 현재까지 1,000만 원을 내놓았다.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인 문씨는 지난해 공공 일자리 사업으로 장애인 주차구역 내 주차 위반 단속일을 시작하면서 받게 된 급여와 생활비 전액을, 그에게는 큰돈을 장학금으로 모았다.
“죽기 전에 나도 누군가를 돕고 싶었다”라고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장학금 기부를 시작한 이유를 말했다.

그는 지난 IMF 때 식품회사를 운영하다가 크게 실패했고, 가족·친지와 연을 끊고 홀로 산 지 25년째로 그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로 치아가 빠지고, 청력에도 이상이 생겨 한쪽 귀만 30% 정도 들리는 청각장애 4급이다.

정부에서 제공해주는 공공 임대주택(14평형)에서 기초생활수급비 등에 의존해 지내던 문씨는 작년 초 “이렇게 살 순 없다”라고 결심했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섰고, 지자체 장애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했다. 일주일에 14시간, 한 달 56시간을 일하며 매달 40여만 원의 급여를 받았다.

우연히 신문에서 장학금 기부 기사를 본 문씨는 우선 1단계롤 1000만 원을 기부하겠다’고 목표를 세웠다. 주차 관리로 받는 급여에 기초노령연금과 국민연금 등을 포함, 한 달 수입 80만~90만 원 중 절반 이상을 저축했다.

그는 기초 수급자다 보니 노령연금과 본인 국민연금 장애인 보조금 모두 47만 원으로 살고 있다. 현재 생활에서 혼자 사는 것이 먹는 것 외엔 크게 들어갈 돈 쓸 일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달 목표액 1000만 원을 달성한 문씨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누군가를 위해 장학금 모으는 게 삶의 목표가 되면서, 외롭고 삭막하던 인생에 희망과 기쁨이 생겼다”며 “1000만 원 기부가 끝나면 내년부터는 불우 이웃 돕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문정원씨는 외로움이 가장 큰 장애라고 말했다. 청각장애 때문에 대인 기피증이 왔다고 한다. 다른 사람하고 어울리지 못해 더욱 외롭고 고독하게 살고 있다. 자신같이 어렵고 외로운 분이 있으면 돕기도 하면서 서로 외로움을 달래고 싶다고 내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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