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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5월의 가정문화

웅상뉴스 기자 입력 2021.05.08 07:51 수정 2021.05.08 07:51

원암 장 영 주
사)국학원 상임고문
웅상신문 칼럼위원

ⓒ 웅상뉴스(웅상신문)
동양의 ‘가정’(家庭)에서 ‘가’(家)는 한 지붕아래 사는 식구들을, ‘정’(庭)은 그들이 함께 하는 공간을 뜻한다. 서양의 ‘하우스’(house)라는 공간과 구성원인 ‘패밀리’(family)가 합쳐져 ‘홈’(home)이 되는 것과 같다. ‘행복한 가정’과 ‘스위트 홈’으로 경제활동과 존재가치를 함께 고양하는 의미로써의 ‘가정의 달’을 가장 아름다운 ‘계절의 여왕 5월’로 제정함은 옳은 결정이 분명하다.

우리에게 ‘가정’ 또는 ‘홈’은 ‘인간의 자격’을 가르치는 최소의 교육단위이기도 하다. 육신의 생존법과 구성원간의 정서적 관계를 체득하고, 바람직한 인격형성을 위한 가르침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우리말의 ‘가르치다’는 ‘가르다(磨)와 치다(育)’의 혼성어로 윗세대가 정성을 다하여 아랫세대의 ‘몸과 마음을 연마하고 육체적, 인격적인 성장’을 돕는 것이다. 오랜 전통의 우리네 가정교육이 잘 발현 되었기에 문화한류가 지구촌의 추앙을 받고 있다. 바야흐로 k-드라마, k-후드, k-팝, k-영화 등이 세계인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다. 그러다가 돌연 부끄러운 고유명사도 세계에 소개되니 전적으로 최근의 국내 정치상황이 그 원인이다.

‘내로남불’(naeronambul)과 ‘꼰데’(kkondae)이다. 최근 뉴욕타임즈(NYT)가 '내로남불'(naeronambul)을 가장 먼저 알렸다.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다른 사람이 하면 혼외정사가 된다.“(If they do it, it's a romance; if others do it, they call it an extramarital affair.)고 친절하게 풀이한다. 모 전 법무부 장관의 행태와 위안부 할머니를 이용한 모 여성 국회의원의 사례를 꼭 짚어 말한다. 더하여 4월 9일 자 ‘디플로메트(Diplomat)지’에는 '꼰대'(kkondae)까지 소개 되었다.

그간 '꼰대'(kkondae)는 권위적인 어른이나 선생님을 비하하는 학생들의 은어였지만 최근에는 권위적으로 갑질을 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꼰대’는 남쪽 사투리인 ‘꼰데기’에서 나왔다고도 하는데 주름 많은 ‘번데기’를 의미한다. 새끼줄을 만들 때 지푸라기들을 꼬아 만드는 데에서도 유래 됨직도 하다. 여하튼 주름지고 꼬여있기에 바로 소통 되지 않는 사람들을 상징한다. 상위 직급의 나이가 들고 권위적으로 무조건 가르치려고 드는 ‘라때세대’ 로 불리 우기도 한다. 그들은 정작 자신들은 말과 글과는 달리 각종 이권에는 먼저 꼬여들고 쟁취하기 위해 주위의 시선을 가볍게 무시한다. 주로 현재 한국의 집권세대인 586세대를 지칭하는데 그들은 자유와 인권신장을 위한 강고한 투쟁으로 젊은 시절을 희생하였다고 스스로 믿는다. 그들은 집권하자마자 젊은 날의 희생에 대한 대가를 노골적으로 요구하였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자란 바로 아랫세대인 40대는 자타가 공인하는 열성적인 친 정권 세대로 586의 낙수효과를 향유하고 있다.

이런 모순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보면서 또 가장 먼저 지적 질을 받고 자란 세대가 바로 2030 청년세대이다. 이제 막 사회로 나온 젊은이들은 취업도, 경제활동도 바로 윗세대인 ‘내로남불’의 ‘꼰대’들에게 빼앗긴 빈 공간에 덩그라미 남아 ‘넘사벽의 절망’을 체감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586으로 부터는 ‘역사적 경험치가 부족’하다라든지, 잘못된 시책을 방치 하고도 "잘못된 길로 가면 어른들이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는 잔소리를 듣는다. 힘 있는 586은 하나같이 고개를 외로 꼬고 째려본다. 그러니 꼰대이다. 소위 ‘어른’을 자처하며 자기들의 편을 들지 않는 철없는 젊은이들에게 경고하는 발언이지만 2030 세대에게는 적잖은 상처로 돌아온다.

그러나 그들을 측은하고도 따뜻하게 바라보는 눈이 있으니 6070세대들이다. 이들은 독립하여 정부를 세우자말자 6.25동란을 겪고 최빈국에서 출발하여 후진국, 개발도상국, 중진국, 선진국까지 온몸으로 이 나라의 발전을 희구한 세대로 세계에서도 유래가 없는 경험치를 쌓아왔다. 본격적인 국제경쟁세대들로 한 올이라도 어긋나면 모든 것이 파멸 되는 엄혹함 속에서 성공의 역사를 쌓아 온 세대이다. 그들에게 거짓과 자만과 과시는 사치일 뿐이며, 모호함과 이중성은 애시 당초 용납되지 않는다. 6070은 동족간의 싸움은 물론 남의 땅, 남의 싸움터에서 피 값을 받아 부모형제를 부양 했다. 천리 타향 선진국의 막장에서 석탄을 캐고 시체를 닦고 생활비를 쪼개 고국에 달러를 송금을 하였다. 열사의 사막에서 밤낮없이 무언가를 창조하였다. 사랑하는 아가의 돌 반지를 아낌없이 쾌척하여 국가의 위기를 돌파하였다. 6070세대는 자신들이 겪고 타개하여 쌓아온 금자탑에 대하여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는다.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씨(1947년생)의 상쾌한 몸가짐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미는 산뜻하기에 소위 쿨한 매너와 인격과 고급지지는 않지만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국제 감각도 겸비하고 있다. 2030세대가 586과 40대보다는 6070세대를 좋아 하는 이유이다. 손주 뻘 젊은이들은 그들에게 K-할매, K-할배들이라 친근한 별칭을 붙여주었다.

세대별 관점은 공통점으로 주로 그렇다는 이야기이지 나이와 출신에 관계없이 아직은 훌륭한 국민들이 훨씬 더 많은 대한민국이다. 바로 효충도가 충만한 전통의 가정교육 효과이다. 아직 판데믹으로 흉흉한 세상에 나와 남을 살리는 위대한 소통의 주인공을 길러내는 우리만의 k-가정교육 문화가 융성하도록 되살려 내야 한다.

조팝꽃, 이팝꽃, 장미꽃, 모란꽃, 작약꽃이 활짝 피는 5월에 절절하게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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