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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상뉴스(웅상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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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에 가고 싶어라.`를 종종 노래처럼 불렀다. 그 언저리를 지나올 때나 때론 바로 코앞에 두고 시간이 넉넉지 않아 돌아서면서 언젠가 꼭 찾으리라 했다. 오늘 비로소 그곳으로 간다.
지난해 여름이 막 시작할 무렵이었다. 그다지 멀지 않은 진해만의 음지도 해양공원을 찾았다. 막상 도착해서 보니 코로나19로 해양생물테마파크를 비롯한 대다수의 시설물을 이용할 수 없었다. 겨우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솔라타워였다.
120여 미터 높이의 전망대에 올라 진해만에 꽃처럼 피어있는 섬들을 내려다보고 있으려니 그곳에 가고 싶은 맘이 더 간절해졌다. 해양공원 내 다른 시설을 이용할 수 없어 못내 서운함을 안은 채 해양공원에서 보도교로 이어진 나비섬(우도)을 찾았다.
섬의 모양이 나비를 닮아 나비섬이다. 마을 길 담장의 벽화 속에 알록달록 고운 옷의 나비들이 날고 있다. 나비섬이니 한자 표기가 당연히 나비 접(蜨)이나 나비 호(蝴)를 써 접도 혹은 호도라 해야 할 것 같은데 뜬금없는 우도(友島)이다. 일제강점기에 그렇게 바꿔 불렀다 하니 이것도 일본이 우리 정서나 문화를 말살 시키려는 의도 중 하나였을까.
나비섬 해안 길을 걷다 보면 마주 보이는 또 하나의 섬을 만나게 된다, 가고 싶은 곳 소쿠리섬(소고도)이다. 무인도인 소쿠리섬에는 꽃사슴이 주인으로 살고 있다. 그리고 곁에 있는 곰섬(웅도)과 한 달에 두 번 바닷길을 잇는 모세의 기적을 만날 수 있다. 신비의 바닷길로 이름나 있는 곳으로는 통영 매물도, 전남 진도, 충남 무창포 등이 있다. 하지만 멀리 가지 않고도 가까운 곳에서 바다가 갈라져 길을 내는 진기한 광경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비로소 그 섬을 찾은 날은 음력 보름에서 하루를 지난 음력 열엿새다. 밀물과 썰물의 차가 큰 한사리다. 어촌에서 이야기하는 물때가 8물인데 일행이 찾은 이날 썰물이 가장 많이 나간 날이었다. 진해 명동 선착장에서 배를 타 소쿠리섬에 내렸다. 오로지 배로만 들어올 수 있던 소쿠리섬을 지금은 하늘을 날아(?) 들어오기도 한다. 해양공원 솔라타워 옆 99타워에서 짚트랙을 타면 와이어에 매달린 채 하늘을 가로질러 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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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쯤 바다가 곰섬으로 가는 길을 낼 준비를 한다. 아직 곰섬은 바다에 뜬 채이다. 야금야금 자갈길이 바다를 베어 먹자 서서히 바닷물이 사라진다. 드디어 소쿠리섬과 곰섬이 이어졌다. 신비스러운 광경에 푹 빠져 있는데 같은 배를 타고 들어왔던 이들은 호미 갈고리 등의 도구 챙겨 신비의 바닷길에서 해루질을 시작한다.
해루질은 꿈에도 생각지 않았던 터라 아무 준비도 없이 있는 우리 일행에게 주변에서 비닐봉지 한 장을 준다. 물 빠진 길에 담치가 지천이다. 장갑도 없는 맨손으로 한 시간쯤 담치를 뜯었더니 비닐봉지가 찢어질 만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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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소도 널브러진 몸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도구를 가진 이들은 곰섬까지 들어가 해루질에 여념이 없다. 노다지다. 한 보따리의 담치를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일행은 서로 말하지 않아도 다음 사리를 기다리고 있는듯하였다. 5월에는 음력 4월 보름 전후, 물때가 6, 7, 8물일 때 바닷물이 가장 멀리로 빠져가는 사리이다.
바다는 뿔뿔이/ 달어 날랴고 했다// 푸른 도마뱀떼 같이/ 재재발렀다// 꼬리가 이루 / 잡히지 않었다.// 힌 발톱에 찢긴/ 산호(珊瑚)보다 붉고 슬픈 생채기!//가까스로 몰아다 부치고/ 변죽을 둘러 손질하여 물기를 시쳤다.//이 앨쓴 해도(海圖)에/ 손을 싯고 떼었다./ 찰찰 넘치도록/ 돌돌 구르도록/ 화동그란히 받쳐 들었다/ 지구(地球)는 연(蓮)닢인 양 옴으라들고......펴고..... ./ - 정지용 `바다9`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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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숙 시인
양산시인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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