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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상뉴스(웅상신문) |
필자는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완패를 당한 결정적 요인을 가장 크게 꼽으라고 한다면 막판 재난지원금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이런 말하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사실이다.
이쯤 되면 모든 국민이 알겠지만 서울시와 부산시 시장을 뽑는 지난 4.7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을 절대적으로 지지해왔던 20~30대 70%나 여당에 등을 돌렸다. 서울과 부산의 인구를 합친 유권자는 전 국민의 3분의 1 정도의 제2 유권자. 대선과 같은 규모의 선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어쩌면 이대로 가면 내년 대선에서도 이 같은 양상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야당인 국민의 힘이 압승을 거둔 결과를 낸 선거였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이다. 이번 선거에 20~30대로 돌아가 한번 생각해보자. 성추문으로 얼룩진 더불어민주당 소속 두 시장이 물러난 자리인데다 내적으로는 조국, 윤미향 등 불미스러운 사건은 도덕적 회의감으로 이어졌고 아파트값 폭등으로 내 집 마련의 꿈과 희망이 완전히 사라지면서 뒤이어 LH사건이 터졌다.
이로 인해 정부에 가뜩이나 실망한 데다 배신감마저 느끼게 됐다. 그동안 흘러온 일련의 사건들이 공정과 정의를 내세우는 더불어민주당에게 극도의 배신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가장 기발한 줄거리를 만들어 낸 것이다. 불과 1년도 안 되어 역전된 어처구니없는 판이 됐다. 결국, 20~30대는 정신적, 금전적, 인간적 박탈감을 느끼고 분노하게 된 것이다.
막판에 현 정권으로부터 돌아선 결정적 요인은 공정치 못한 4차재난지원금 정책이었다고 말한다. 지금 20~30대는 참으로 심각하다. 현재 이 상태로는 한마디로 답이 없다는 것이다. 지구상 국가에서 가장 먼저 없어지는 나라가 한국이라는 통계가 나오고 있을 정도로 교육비와 집값은 맞벌이해도 현실적으로 헤쳐 나갈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를 따라잡기 위해서 젊고 푸른 이상을 펼쳐야 할 나이에 최후의 수단으로 증권, 부동산에 투기를 선택하는 것이다. 건전한 경제활동이 아닌 오로지 뒤처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이다. 이런 젊은 세대를 보면 슬픔이 북받쳐 오른다.
그리고 선거 막판까지 힘없고 가난한 젊은 세대를 끝까지 울렸다. 그것은 정부가 불과 선거 며칠을 두고 그들에게 공정하지 못하다는 4차 재난지원금으로 가뜩이나 기울어가는 화로에 기름을 부었다. 1차 때 너도나도 동등한 재난지원금을 받고 모든 국민이 축제 기분으로 들떠 있었고 코로나19 때문에 침울했던 민심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70%이상 되는 지지율에 표를 던졌다. 그때 우리 국민 모두는 얼마 안 되지만 적은 금액의 지원금을 손에 들고서도 처음으로 국가로부터 공정하다는 걸 느꼈다. 사기 진작도 되었다.
하지만 이번 4차 재난지원금은 그렇지 못했다. 정반대였다. 재난지원금을 위해 최근 100조에 가까운 국가 빚은 2~30대 세대에서 갚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정치인들은 왜 모르는지. 평균 연령 50~60대 되는 정치인들은 도장을 찍고 나 몰라라 떠나면 되는 것이고 뒤에 물러앉아 앞으로 젊은 세대들이 뼈빠지게 내는 혈세로 차분히 노후 연금을 받으면 되는가. 대 정부 정책이라지만 내 돈 같은 세금을 갖고 상인은 잘 되든 못 되든 500~300만원이란 지원금을 주고 본인은 한 푼도 못 받으면, “아~소상인들이 어려우니까 우리가 이해하자”는 젊은 이로서 엄청난 자비심이 요구되어야 한다는 그 순간, 그 심정을 디테일하게 모르는 것 같다는 말이다.
지금은 국민 대다수가 배고프다. 같은 마당에 떡 하나 주고 안 주고 하는, 가장 밑바닥 인간 본능적 사고를 판단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지금도 여당 새로 임명된 원내대표는 아직도 앞으로 소상인의 손실을 우리가 다 보상하겠다는 마치 자신들의 돈인 양 외치고 있다.
차라리 이번 4차 재난지원금을 재난위로금으로 바꿔 사회 사각지대에 있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차상위, 신용불량자 월 소득 400만원 이하는 100%, 500만원이하는 50%를 재난지원금으로 지급했더라면 그들에게 얼마나 위로와 힘이 되었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간접 효과에 따른 상권 소득도 증대했을 것이다.
얼마 전 웅상의 효암학원을 명문사학으로 만든 어른 채현국 이사장이 별세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멘토였지만 대통령 당선 후 임기 동안 서로 연락도 하지 말자는 말을 남겼다. 그 자체가 누가 된다는 생각에 물러 있겠다는 의도였다. 그분처럼 국가와 민족을 생각한다면 물러나 있을 줄도 알아야 한다.
민주당이 어떤 당인가. 과거 오랜 역사 동안 박종철 같은 어린 학생들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고문당하고 목숨 바치면서 나라를 바로 세운 기반 위에 선 당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촛불혁명으로 세워진 당이 아닌가. 진보인 체하면서 무임승차하고 이를 바탕으로 끝까지 붙어 우려먹는 존재들 때문에 민주당 전체가 배신자라는 낙인을 받게 되는 것이다.
자녀 키워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요즘 젊은 세대들 마음 돌리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홧김에 서방질’(?)한 그들을 집에 돌아오게 해야 하지만 너무 올라가 민심을 떠난, 밑바닥에 깔린 수면을 못 들여다보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젊은 세대같이 맑고 투명한 가슴으로 정치를 하면 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