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 장영주 칼럼

‘단군 할아버지가 전해주는 트롯의 비밀’

웅상뉴스 기자 입력 2021.04.10 10:07 수정 2021.04.10 10:07

원암 장 영 주
사)국학원 상임고문
웅상신문 칼럼위원

ⓒ 웅상뉴스(웅상신문)
최근 모 방송국의 유명한 트롯경연의 가장 중요한 주제는 단연 ‘효심孝心’이었다. 효심이라는 심금을 울리는 가수의 열창에 따라 국내외의 한민족들은 ‘울다가 웃다가’ 셀프 힐링도 하였거니와 집단치유 현상도 경험하였다.

‘아버지로써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그들이 자신의 어머니를 존경하게 하는 것이다.’ 라는 서양의 속담도 있다. 효도하는 마음과 행위는 자신의 정체성을 긍정하고 동시에 타인의 정체성도 인정하는 가장 중심 되는 생명가치이다. 이를 증명하듯이 효를 중심으로 한 ‘신바람’과 ‘흥’이 나는 트롯열풍이 온 나라와 국민들에게 몰아치고 있다.

‘신바람’과 ‘흥’은 우리 한민족 문화의 주요한 키워드이다. ‘신바람 난다’ 또는 ‘신명 난다’라는 말은 생명력이 신과 같이 최고조로 오른 상태를 일컫는다. 그 때 내 몸에 갇힌 에너지는 바람처럼 강하게 휘몰아 확산되니 ‘흥이 난다.’고 한다. ‘흥’이 나면 생명력은 가장 집중되고 가장 풍부하게 확산되어 펼쳐 나간다. 마음껏 흥을 끌어 쓰고 원하는 대로 신명하려면 몸의 기혈순환 시스템 원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우리의 몸은 아랫배 하단전의 육체적 생명력이 충만할 때를 ‘정충精充’이라 한다. 다시 아랫배의 충만한 기운이 상승하면 가슴은 따뜻하고 너그러운 인격이 되니 ‘기장氣壯’한 어른이 된다. 가슴의 기운이 머리로 올라가 머리가 시원한 상태가 되면 뇌의 힘이 활성화되는 ‘신명神明’상태가 된다. 신명하면 창조력과 통하고 흥이 나면 방법도 나타나서 도모하는 일이 절로 이루어지니 ‘신통방통神通方通’하다고 한다.

반대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기혈순환의 에너지 법칙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흥은 나지 않고 창조력은 시들어 버리고 결국 병이 든다. 이때 기혈의 순환을 바로 펼쳐주면서 힐링 하는 것이 심금을 울리는 ‘노래’이며 탁기를 배출하는 ‘춤’이다. 신명하니 흥이 나고, 흥에 취하면 방법도 나타나 저절로 만사형통의 삶이 창조된다.

효심은 인간과 동물이 구별되는 요소이다. 부모에 대한 ‘효孝’가 나라로 확대되는 가치를 ‘충忠’이라고 하며, 인류와 우주로 발전하면 ‘도道’라고 한다. 이처럼 효는 삶의 기본이며 만학의 근본이요, 백행의 근본이 된다. 사람은 효심을 실현함으로써 내면의 아름다움이 발현되고 개인주의, 이기주의를 극복하는 크고 밝은 힘을 얻는다.

이처럼 깊은 효의 진리를 가르쳐 주신 분이 기록된 바로는 단군 왕검이시다. 4351년 전 왕검께서 단군조선을 여시면서 헌법이라고 할 수도 있는 여덟 가지 건극建極을 발표하시니 ‘단군 팔조교’이다. 그 중 ‘제 3 조’가 효도에 관한 깊고 거룩하신 가르치심이다.

“너희가 태어남은 오로지 부모님으로부터 연유하였으며, 부모님은 하늘에서 강림하셨도다. 오로지 부모님을 바르게 모시는 것이 하느님을 바르게 모시는 것이며, 이것이 나라에까지 미치니 충성과 효도이다. 이 도로써 부지런히 힘써 정도를 이룬다면 하늘이 무너진다 해도 반드시 먼저 벗어나리라.
(爾生惟親親降自天 惟敬爾親乃克敬天 以及于邦國是乃忠孝 爾剋體是道 天有崩 必先脫免)

단군의 가르침은 오직 ‘효충도’를 체질화한 사람만이 하늘이 무너져도 먼저 솟아날 수 있다는 깨우침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현존하는 속담의 원형으로 이처럼 한민족의 DNA에서 DNA로 효의 깨우침은 전승되어 왔다.

할아버지의 나라는 조국祖國이고, 아버지의 나라는 고국故國이며, 어머니의 나라는 모국母國이다. 부모에 국한 되었던 효도가 깊어지면 나라로 확산된다. 효의 대상이 개개인의 조상으로부터 나라에 대한 효, 천지부모에 대한 효까지 번져 가면서 ‘효충도孝忠道’로 승화되니 반드시 체질화, 집단화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효충도의 체질화는 개개인의 내면에 존재하는 본성이 밝아지고 단전에 기운이 형성되면서 심지가 굳어지는 과정이다. 이는 의식성장에 따른 사랑의 발전단계로 가정의 차원인 효로부터 마음을 조직의 중심으로 모으는 충, 우주와의 사랑인 도에 이르게 된다. 반대로 효심이 없으면 당연히 충심이나 도심도 없다. 자신의 생명을 있게 해준 은혜를 알고 감사하는 마음속에서만 비로소 본성과 사랑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인간의 참 아름다움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효심을 살려야 한다.

세계인들이 유독 우리의 문화를 인정하고 즐기고 아끼는 이유는 우리의 철학이 널리 생명을 이롭게 하는 ‘홍익弘益’이기 때문이다. 또 모든 생명이 이어져 있음을 아는 ‘접화군생接化群生’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우리 민족 고유의 철학을 골간으로 하고 국민정서를 바탕으로 하는 한, 그 노래는 영원할 것이다. 나아가 범 우주적인 생명과 사랑을 바탕으로 하는 노래는 월드트롯이 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K-트롯을 그토록 사랑하고 열광하는 내밀하고도 확실한 이유이다.


저작권자 웅상뉴스(웅상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