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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상뉴스(웅상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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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나 수필 같은 산문을 마라톤이나 중거리에 비유한다면 시는 200m 달리기에 비유할 수 있겠고 그중 5행 이내 형식의 틀 안에 갇혀 있는 디카시는 100m 달리기라 할 수 있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단거리는 출발선부터 골인 지점까지 전력을 다해야 하지만 특히 마지막 스퍼트가 승패를 좌우하는 요인이라는 걸 부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디카시가 그렇다. 여름날 옷에 달라붙은 껌처럼 끈적이지 말고 경찰에 쫓기는 도둑처럼 순식간에 골인 지점에 들어가 숨어야 한다.
마음은 저 아래 3부 능선에서 뜨는 해를 보면서 재잘거리고 있는데 황혼의 고지까지 올라온 것을 인정하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5부 능선부터 완행열차로 낭만과 대화하며 천천히 올라가려 했지만, 그 완행열차는 현실에서 사라진 지 오래고 저승사자 같은 KTX만 어서 가자고 부추기고 있다. 8부 능선 역이라 생각했는데 잠시 차창 밖을 보니 어느덧 9부 능선 역에서 노을이 가냘픈 호흡으로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사물이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결국 인생은 허무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