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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터뷰

이상진 평산동 행정복지센터 동장, “혼자 밥 먹지 않게 하겠습니다”

김경희 기자 입력 2025.03.25 09:29 수정 2025.03.25 09:29

평산동 마을이 복지 품어
전국 최초 복지모델 사랑의 나눔식당과 함께 나누는 삶
소통과 참여, 마을이 스스로 움직이도록

이상진 평산동 행정복지센터 동장이 '사랑의 나눔 식당' 함께 나누는 삶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복지는 제도가 아니라 관계입니다.”

복지의 해답을 ‘관계’와 ‘마을’에서 찾고 있는 이상진 평산동 행정복지센터 동장은 부임 이후 마을공동체 중심의 복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사랑의 나눔식당’과 ‘함께 나누는 삶’ 으로 관이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전국 최초의 복지 모델이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서로를 돌보는 공동체 복지, 솥 하나에 따뜻한 마음을 담고 한 끼 식사에 웃음을 나눈 평산동. 복지는 행정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돌보는 일이다. 이에 이상진 동장을 만나 단순한 지원을 넘어 주민이 주체가 되는 마을복지 모델이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 싹트고 있는 평산동의 변화를 따라가 본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동장님께서 이번에 평산동으로 부임하시게 된 소감은요?

저는 주로 시청에서 근무를 해왔고, 읍면동에서 행정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평산동은 약 3만 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이 중 노인이 6천~8천 명, 취약계층이 6천 명에 이릅니다. 

덕계동과 달리 이곳은 온종일 어르신들이 센터를 찾아오며, 다양한 민원을 접합니다. 직원들도 힘들지만, 그만큼 복지의 중요성을 체감합니다. 경제적 어려움보다 고독과 단절이 더 큰 문제입니다. 그래서 마을공동체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평산동에서 추진 중인 복지 사업을 소개해 주세요.

두 가지 핵심 사업이 있습니다.
첫째, ‘사랑의 나눔식당’입니다. 매월 둘째·넷째 주 금요일 오전 11시 30분부터 12시 30분까지 식사를 제공하고, 재능기부자들이 공연도 함께합니다. 3월에는 하모니카 연주로 시작했는데, 어르신들이 무척 좋아하셨습니다.

둘째는 ‘함께 나누는 삶’입니다. 재능기부자를 모집하여 거동이 불편한 분들께 미용, 목욕, 청소 등의 도움을 제공합니다. 재능 기부를 하시는 분이 얼마나 많은가에 따라서 도움을 받는 어르신도 많아집니다. 학생들도 봉사를 합니다. 학교에서 요청이 오면 어르신들과 연결을 해 줍니다. 기본적인 것은 무료이고 사회적 취약 계층은 마울 공동체 후원을 받아서 그 비용을 지불합니다.  즉 주민의 후원을 통해 기본적인 운영비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월 1만 원 기부를 받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150명 이상의 후원자를 확보해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들 계획입니다.

-이 사업이 특별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전국적으로 관이 주도하는 복지사업은 드뭅니다. 대부분은 주민이 자발적으로 하거나 민간이 이끄는 형태죠. 그런데 평산동에서는 행정복지센터가 직접 주민 참여를 이끌고, 단체장들과 협력하여 주민 스스로 움직이는 구조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3월 15일 개소식 이후 12개 단체장들이 돌아가며 행사를 맡기로 했고, 회원들도 설득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급식을 먼저 시작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이 열려야 참여가 따라옵니다.

-평산동의 특화 사업 중 하나인 ‘밑반찬 지원’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밑반찬을 나눠드리는 것입니다. 현재는 소규모로 진행하고 있지만 대상자가 많아지면 봉사자와 기부자가 더 많이 있어야 합니다. 마을 통장님들을 통해 수혜 가구를 파악하고, 물품도 연계하여 지원하고 있습니다.  재능기부자 150명을 확보하면 더 넓고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평산동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평산동에는 노인 인구와 취약계층이 많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아파트에 누가 사는지, 누가 어려운지를 모른다는 것입니다. 찾아오지 않으면 알 수 없고, 소통이 되지 않으면 도움을 줄 수도 없습니다.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서는 주민 간 소통과 관계 회복이 필수입니다.

복지센터는 행정적으로만 접근할 수 있지만, 마을공동체 안에서는 이웃이 이웃을 살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진짜 복지입니다.

-주민들과의 소통을 위해 계획하고 있는 방안이 있으신가요?

정부의 복지 책자나 제도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접목할 예정이고, 무엇보다 마을공동체를 통해 주민 스스로 참여하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평산동은 토박이들이 많고, 단체도 많습니다. 서로 화합하기 위해 공동의 목표를 만들고 단체장들이 돌아가며 운영을 맡도록 하여 자연스럽게 참여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나의 일’이라는 인식이 생기면 누구나 자발적으로 움직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평산동의 미래를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시는가요?

기존의 김장 나누기, 마을 청소, 동민의 날 행사 등은 계속 확대할 예정입니다. 어르신들을 위한 식사 제공도 지속하고, 주민자치단체와 협력하여 행정의 중개자 역할을 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조정해나가겠습니다.

저는 ‘잔치집처럼 많은 이들이 솥 하나에 함께 밥을 나눠 먹는 마을’을 만들고 싶습니다. 예산이 한정되어 있어도 사람이 모이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지금은 점점 이기적이고 각박한 시대입니다. 핵가족화로 인해 이웃과 소통이 단절되었고, 그로 인해 고독사 같은 문제가 생깁니다.
여유 있는 마음, 이해와 배려가 있다면 사람 사는 동네다운 정이 살아날 수 있습니다. 저는 그 분위기를 만드는 데 중심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평산동이 따뜻하고 안전한 마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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