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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남승흥 작가의 디카시 한 스푼

남승흥 시인의 디카시 한스푼(5)

웅상뉴스 기자 입력 2025.03.02 13:27 수정 2025.03.02 13:27

/손계정

ⓒ 웅상뉴스(웅상신문)
디카시에서 영상 기호(사진)는 문자 기호(언술)를 담고 있는 그릇인 동시에 얼굴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영상 기호와 문자 기호가 따로 분리될 수 없는 동일체이기에 영상 기호의 작품성을 외면하면 문자 기호가 아무리 문학적으로 뛰어나도 좋은 작품으로 평가받기가 어렵다. 반면에 그 역도 사실이다. 일상생활에서 잘 생기거나, 멋진 모습이 단번에 눈길을 끌어 인품을 어느 정도 가려 줄 수 있다는 사실과 일치한다. 

그러므로 영상 기호가 주목받으면 문자 기호도 덩달아 좋아 보인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즉 꿩 먹고 알 먹는 격과 마찬가지다. 2024년 이병주 하동국제문학제 디카시 공모전 대상 수상작 “우정순의 나림열차”는 문자 기호도 뛰어났지만, 그보다는 영상 기호에 모두가 탄복했다.

손계정의 디카시 “무슨 말을 더해”는 보자마자 문자 기호보다는 영상 기호인 빨간 낙엽이 눈에 확 들어온다. 시의 얼굴인 영상 기호가 독자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을 만큼 강렬한 인상을 준다. 이미 절반은 성공했다. 빨간 낙엽은 첫사랑으로 동치同値되어 떨리는 가슴은 멈추지 않은 채 문자 기호로 옮겨진다. “순간이었어/너와 마주친”에서 숨이 멎을 만큼의 쿵덕거림이 눈길과 가슴과 심장에 내리꽂힌다.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가 없다. 황홀한 사랑의 포로가 되어버렸다. 더구나 “켜진 빨간 신호등” 앞에서는 지구도 멈출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사랑은 첫눈에 한순간 오는 것”이라는 일설을 이 시가 뒷받침한다. 영상 기호와 문자 기호가 동일체라는 걸 누구나가 대번에 인식하게 만든 것이 이 시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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