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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 손영옥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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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네가 좋다고 하지 마라. 상대가 좋아할 문구를 1번으로 고르고 그다음에 스토리텔링을 만들어야 한다. 글은 간결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그 작품을 좋아한다.”
지난달 11일, (사)한국서예단체 총연합회 경남지회가 주최한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제3대 회장으로 추대된 심재 손영옥 회장이 말한다.
50년 동안 서예의 길을 걸어오면서 우뚝 자리매김한 손 회장은 후배 작가들에게 “전시회를 할 때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은 삼 분의 일만 하고 나머지는 관람객이 갖고 싶은 작품을 해라, 그래야 먹고 산다”라고 말한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예술, 꿋꿋하게 살아남은 손 회장의 비법이 뭔가 했는데, 바로 관람객와의 공감과 소통이었다.
(사)한국서예단체 총연합회 경남지회장으로 활동하게 된 손 회장은 “우선 회원들이 창작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더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싶다. 좋은 작품이 나오려면 무엇보다 창작의 기회와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서예를 단순한 전통 예술로만 간주하지 않고, 시대와 소통하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가는 영역으로 보고 있다”라면서
2025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통도사에서 유묵전 및 학술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선(禪)의 정신과 서예가 만난 뜻 있는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마산 3.15아트센터에서 유묵전 및 학술세미나를 개최하여 남명 조식, 고운 최지원 선생 등의 서예 발자취를 더듬어 재조명하고, 작고하신 큰 스님들의 작품도 재조명하여 서예가 담을 수 있는 철학적 깊이를 탐구할 생각이다고 2025년 올해 계획을 밝혔다.
또한 손 회장은 “경남 지역을 넘어 중국과의 교류도 추진 중이다. 국내 유명 서예가 30명과 중국 안휘성 서예가 30명을 초청하여 이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초청 서예가들의 현장 휘호를 통해 양국의 서예 문화를 배우는 기회를 마련할 예정이다”라면서 서예라는 예술은 국가를 넘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며, 경남 서예가들이 국제적인 견문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수많은 서예가와 문인을 배출한 경남이지만 그들의 행적과 작품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아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경남 지역 서예 역사를 정리한 '경남 서예사' 발간 포부도 밝혔다.
한국서예단체 총연합회(이하 서총)는 서예인들의 염원을 담아 2012년 11월 결성됐다. 이후 19대, 20대 국회를 거처 서예진흥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 끝에 2019년 10월 26일 '서예진흥법'이 제정됐다. 이를 바탕으로 4개의 주요 서예 단체(한국미술협회 서예분과, 한국서예협회, 한국서가협회, 한국서도협회) 대표가 참여하여 설립된 것이 서총이다.
경남지회는 2020년 10월 31일 창립되었으며, 손 회장은 3대 회장으로 취임해 임기 2년 동안 경남 지역 서예계의 발전을 위해 활동할 예정이다. 그는 "서총은 서예계의 협력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구심점으로서, 전통 서예와 현대 서예의 조화를 이루고 서예의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손영옥 회장에게 서예는
손 회장은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 붓을 잡았다. 당시엔 단순한 취미로 시작했지만, 붓을 드는 순간 느껴지는 묘한 감정에 매료되어 본격적으로 서예 공부를 시작했다.
1985년 부산미술대전에서 처음 상을 받은 이후 본격적으로 서예를 시작됐다. 수십여 차례 수상 경력을 쌓으며, 서예계에서 두각을 드러냈고 후학 양성에 주력했다.
50년 동안 어떻게 하면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낼까 고심하면서 작품 활동을 해온 손 작가는 그러한 능력을 인정받아 서예와 관련한 부·울·경의 각종 행사에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새로운 인재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평가하면서 서예의 미래를 생각, 작품 스토리로 사람들과 공유하며 소통하는 손 회장의 서예에 대한 열정은 아직도 대단하다.
서예의 미래는?
예술과 행정, 그리고 교육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서예는 단순히 전통을 보존하는 예술이 아니라, 현대적 감각과 결합해 새롭게 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 붓과 먹이라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인간의 사유와 감정을 표현하는 훌륭한 매개체인 서예다. 서예의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힘쓰고 싶다.
후배 작가에서 한 마디 부탁하자 손 회장은 “서예는 단순한 예술적 표현 이상의 깊이를 가진 행위로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는 과정이다”라면서 “붓을 잡는 순간부터 마음을 담는 과정까지, 서예는 단지 글자를 쓰는 기술을 넘어 자신의 내면을 정화하고, 마음의 흐름을 종이에 담아내는 특별한 예술적 여정이다. 즉 진심을 담은 서예는 사람의 마음을 울리고, 나아가 세상과 연결될 힘을 가진다. 따라서 서예를 배우고자 한다면, 꾸준히 붓을 잡고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가야 한다”라면서 서예는 단순한 반복을 넘어선 끊임없는 수련과 탐구가 필요하며, 무엇보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시각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붓끝에서 전해지는 에너지와 정신이 바로 서예의 생명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시대는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며, 서예 역시 새로운 흐름 속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야 한다."라고 서예 정신을 강조했다.
후배 작가에게 서예의 기술뿐만 아니라, 서예가 가진 철학적 의미를 깊이 이해하고 전수해 나가기를 당부한 손영옥 작가는 후배들이 전통 서체와 현대적 감각을 아우르며, 서예를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할 수 있는 길을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재 손영옥 회장은 “요즘과 같이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사회 속에서 서예는 마음의 평온을 찾을 수 있는 귀한 도구다. 많은 사람이 서예를 통해 내면의 안정을 되찾고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전통 서예를 보존하는 동시에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는 데에도 앞장서고 있는 손영옥 회장은 한국 서예의 국제화를 위해 다양한 작품 전시와 문화 교류를 통해 서예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널리 알리고 있다. 서예라는 전통 예술을 지킴과 동시에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는 심재 손영옥 회장의 행보는 단지 경남 서예에 국한되지 않고, 한국 서예 전체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