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천성산 원효암 주지 지범스님 |
|
원효스님은 어두운 밤에 심한 갈증으로 손을 더듬다가 옆에 물이 있어서 시원하게 마시고 다음날 아침에 무덤에서 해골 물을 마시고 구토하고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마음이 생기니 온갖 법이 생기고, 마음이 사라지니 토굴과 무덤이 둘이 아니구나. 모든 것이 다 내 마음에 달렸구나!”
바로 원효 스님이 얻은 첫 번째 깨달음인 일심(一心) 사상입니다. 깨끗한 것과 더러운 것이 다르지 않다는 겁니다. 모두 내 마음이 인식하는 것에 따른 것이라는 것입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는 마음이 있고 그 마음의 근본이 바로 일심입니다.
두 번째 깨달음은 무애(無碍)사상으로 무애는 불교에서 평등의 핵심사상입니다. 무엇에도 끼리끼리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세 번째 깨달음은 화쟁(和諍)사상으로 나는 맞고 상대는 틀리다가 아니라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조금씩 의견을 모아가는, 부처님 말씀 안에서는 모두가 하나다, 라는 사상입니다.
이 삼대사상의 원류는 일심사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심사상을 체험하면 무애사상과 화쟁사상은 일심사상과 둘이 아니라 하나입니다.
달마대사의 일화에 양무제가 달마대사에게 당신은 누구냐 물으니 “불식(不識)”- 모릅니다, 모르겠습니다, 한 것과
보조국사는 오감에, 생각에 관심을 기울이지 마시고 오직 “몰라!”라고 하면 현상계의 여러 가지 조건을 곧장 초월하는 것이고, 생각, 감정, 오감을 내려놓을 때 집착을 내려놓을 수 있다고 합니다.
숭산스님은 ‘오직 모를 뿐’으로 마음이 깨끗해지면 우리 마음은 깨끗한 거울처럼 됩니다. 깨끗한 거울이 되면 ‘빨간 공이 오면 빨간 공을 그대로 비추고, 파란 공이 오면 파란 공을 그대로 비춘다’고 합니다.
요즈음 사회적으로 지역적, 세대간, 정치적으로 갈등과 반목이 심화되고 있는데 위 조사스님들의 가르침은 일단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을 “모를 뿐”, “몰라”하게 되면 마음이 쉬어지게 되고 마음을 내려놓고 보면 자신의 생각과 관념의 틀에서 벗어나 공적영지(텅 비고 밝은 자성의 지혜광명), 자신을 객관화해서 바라볼 수 있는 지혜가 열려 서로간의 이해와 화합 사랑으로 함께 성장될 수 있을 것입니다.
공적영지는 본래면목으로 참나자리를 표현하는 것이며 이것이 일심사상으로 일심을 체험할 때 무애사상과 화쟁사상은 둘이 아니라 하나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즉 일심이란 너와 내가 둘이 아니고 우리 모두를 넘어 우주 법계가 하나로 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텅 비어 있는 가운데 알아차림(깨여있는)만 있는 상태로서 법성게의 일중일체다중일(하나 속에 여럿 있고 여럿속에 하나이며), 일즉일체다즉일(하나가 곧 전체이며 전체가 곧 하나이다), 일미진중함시방(가는 티끌 하나속에 시방세계 들어 있고), 일체진중역여시(온갖 티끌 낱낱속에 또한 그러 하나이다)라는 것이 일심사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렇듯 많은 시민들이 원효스님의 훌륭한 가르침을 배우고 깨달아서 사회적인 화합과 평화로 성장 발전할 수 있기를 기원하며 다사다난했던 갑진년의 모든 삼재팔난은 모두 소멸되고 을사년에는 밝은 희망과 꿈을 펼칠 수 있는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천성산 원효암 주지 지범 합장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