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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시간을 어떻게 배분할 것이냐에 따라서 보는 것이 달라지는 것 같다. 잘츠부르크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밤늦게 도착한 비엔나. 느긋하게 일어나 지하철을 타고 간 쇤브룬 궁전, 입장이 오후 3시 7분이다. 3시간 정도 여유가 있다. 그동안 어딜 보고 오자면서 구글 폭풍 검색한다. 지하철이나 택시를 타면 한두 군데 볼 수 있겠지만 그렇게 허둥거리고 싶지 않은 우리는 어딜 카페에 가서 점심이나 먹고 커피를 마시면서 합스부르크 왕조의 여름 별궁이 쇤브룬 궁전에 관해서 공부하기로 한다.
평화로운 공원에서의 피크닉
공원을 가로질러 도로변에 가지만 대부분 문이 닫혀 있고 적당히 들어갈 만한 데가 없다. 때마침 구름 밖으로 나온 해가 지상을 비추고 있어 날씨도 따뜻하고 해서 한 작가와 나는 그냥 먹거리를 사서 푸른 잔디가 깔려 있는 공원에서 먹기로 합의한다.
공원에는 두어 개의 테이블과 의자가 있고 한 군데는 여러 명의 외국 남자들이 곡을 연주하고 한쪽 넓게 펼쳐진 푸른 잔디밭에는 개들이 뛰어다니고 있다. 공을 던지면서 개를 훈련하는 여자, 개와 함께 달리는 남자, 두어 마리 개와 놀고 있는 부부, 벤치에 앉아서 그런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여자들. 점심을 먹고 한숨 눈을 붙이는데, 새소리, 웃는 소리가 간간이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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쇤브룬 궁전과 정원
마리아 테레지아 옐로우로 불린다는 쇤브룬 궁전의 방 1,441개, 그중에 40여 개를 봤다. 나폴레옹 제국 붕괴 이후에 개최된 빈 회의에서 무도회장이 된, 길이 40m, 폭 10m의 대회랑, 모차르트가 여섯 살 때 연주했다는 거울의 방, 섬세하고 우아하고 화려한 방들을 보면서 지난해 봤던 베르사유 궁전을 떠올린다.
신성로마 제국의 황제 프란츠 1세와 헝가리와 보헤미아의 여왕 마리아 테레지아 사이에서 태어난 마리 앙투아네트가 살았던 베르사유.
34유로를 주고 들어온 쇤브룬 궁전, 입장할 때 받은 리모컨에선 방 하나하나 자세하게 한국어로 설명을 해준다.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의 딸 11명과 아들 5명, 그중에 6명이나 죽었고 15번째 자녀인 마리 앙투아네트도 사형을 당했다. 14살의 마리가 루이와 결혼을 안 했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와 결혼을 했다면 그 발랄하고 아름다운 마리가 사형을 당하는 그런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겠지.
쇤브룬 정원 궁전을 나서자 비가 내린다.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와 프란츠 슈테판 공의 시대인 1750년부터 조경이 시작되었다는 정원을 둘러보고 커피숍에 앉아서 다음 일정을 정리한다. 미술사박물관을 보기로 했지만, 시간상 무리, 블로그를 검색한다. 당일 일정이 잘 나와 있다. 일단 그 블로그를 따라 하기로 하고 이동 시간을 구글맵에서 알아본다.
오페라하우스에서 게른트너 거리(6분), 슈테판 성당(8분), 호프부르크 궁정(12분)- 미술사박물관(6분)- 빈시청사(14분)
완전 성공적인 선택이었다. 쇤브룬 궁전에서 몇 미터 떨어진 지하철을 타고 온 오페라하우스, 그리고 빈의 명동인 케른트너 거리의 유서 깊은 카페와 가게, 그리고 슈테판 성당! 때마침 저녁 시간, 미사 진행 중이라 촛불도 켜고 기도도 하면서 잠깐 고요한 시간을 가진다.
그렇게 구글맵으로 걸어가면서 우리는 감탄을 금치 못한다. 바로크 양식의 건물들은 하나같이 아름답고 훌륭했다.
역시 베토벤, 모차르트 등의 세계적인 음악가를 배출한 오스트리아의 수도인 비엔나였다. 어반스케치를 배우고 있는 나로선 온통 그림 재료들로 사진 찍는 재미에 푹 빠져든다. 어떤 각도로 찍으면 좋을까 고민할 필요가 없다. 보는 것마다 렌즈에 잡히는 것마다 훌륭한 그림 소재가 된다. 미술사박물관까지 둘러보고는 우리는 오페라하우스 맞은편 카페에서 파스타와 샐러드, 맥주와 와인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당일이지만 이만큼 본 것도 정말 잘한 것이야. 창밖의 오페라하우스를 바라보면서 자축한다. (2023년 4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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