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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상뉴스(웅상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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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과 3월은 졸업과 입학 시즌이다. 필자는 졸업식 후 부모님과 함께 먹었던 따스한 짜장면과 달콤한 탕수육에 관한 추억들을 비롯해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희망을 가졌던 소중한 시간으로 기억하고 있고, 오늘날에도 졸업과 입학은 변함없이 학생들과 학부형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주는 소중한 날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한쪽에선 희망을 꿈꾸고 있지만 다른 한 켠엔 졸업 이후 당장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걱정하고, 상대적 상실감과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 학교 밖 청소년들과 자립준비청년이 있다. 경남의 ‘학교 밖 청소년’들의 경우 경남청소년실태조사에서 32.5%가 사람들의 선입견, 편견, 무시가 가장 큰 어려움이라 답했고, 아동복지시설에서 보호종료되는 ‘자립준비청년’들은 절반이 자살을 생각해 보았을 정도로 심각한 고립감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학교 밖 청소년들과 자립준비청년들이 지역사회의 따뜻한 관심을 느끼지 못하고 차별적 인식과 편견 속에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을 잘 드러내 주고 있다.
오늘날 저출산·지역소멸 등 한 사람 한 사람이 너무나도 소중한 시대에 살고 있음을 직시하고, 학교밖 청소년들이 정서적·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있는 현실을 인지할 때, 양산시와 지역사회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꿈꿀 수 있도록 보듬어 안고 비젼을 제시해 줄 책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경남도를 비롯한 양산시가 인구 유입 등을 위해 세우는 청사진도 중요하겠지만, 현재 우리 지역에 있는 소중한 아이들이 사회의 무관심 속에 방치된다고 느끼지 않도록,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멘토·멘티 관계를 꾸준히 맺는 등 정서적 안전망을 만들어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지역사회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이 아이들이 장래에 우리지역에 정착하고, 지역을 사랑하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필자는 불우 청소년이나 위기 청소년과의 1:1 결연을 통해 그들의 형제자매 또는 친구로서, 때론 부모가 되어 그들을 도와주고 이끌어 주는 BBS운동(Big Brothers & Sisters Movement)을 통해 25년간 다섯 명의 아이와 인연을 맺어왔다. 아이들에게 오랜 기간 동안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을 때, 아이들은 ‘마음으로 얻은 부모’라고 자신 있게 말할 정도로 정서적 안정감을 얻는 것을 볼 수 있었고, 장성해서 주례를 부탁하는 경험과 보람도 느낄 수 있었다. 즉, 한 사람의 참여와 관심이 다른 한 사람의 삶을 희망으로 이끌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양산시의 경우 작년기준 247명의 학교 밖 청소년과 49명의 자립준비청년이 있다. 전년대비 경남도의 자립준비청년 지원정책을 살펴보면, 보호 종료 후 5년간 지급하는 자립수당을 월 35만원에서 40만원으로, 자립정착금을 8백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인상하여 지급하고, 지원금을 낭비하거나 사기 등 범죄에 노출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재정관리, 자립준비 개인별 컨설팅 등 재정관리역량 강화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상당수의 아이들이 연락도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작년 광주광역시에서 발생했던 자립준비청년의 연이은 자살사건의 경우와 같이 말 못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필자는 이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지역사회의 따스한 관심과 정서적 지원강화라고 생각하고, 36만 양산시민들은 이런 아이들을 포용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이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먼저, 아이들이 외로움과 고립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지역사회 연계를 통한 멘토․멘티 결연 등 정서적 안전망 구축을 지원할 수 있는 사업들을 양산시와 지역사회가 체계적으로 개발하고,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참여자 멘토들의 활동비 지원과 같은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하여 보다 많은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한다. 양산시민들이 학교 밖 청소년과 자립준비청년들의 부모·형제·친구로써 버팀목이 될 수 있다면, 아이들은 더 이상 혼자 고민하고 외로워하지 않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이 아이들이 양산에서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될 것이고, 양산시는 더욱 따뜻하고 품격 있는 복지사회로 도약할 수 있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