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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장영주 칼럼

조선수군을 만나면 도망쳐라

웅상뉴스 기자 입력 2022.07.23 15:13 수정 2022.07.23 03:13

원암 장 영 주
국학원 상임고문
웅상신문 칼럼위원

ⓒ 웅상뉴스(웅상신문)
‘토요토미 히데요시’ 측근에 ‘7번창’이라는 애칭의 ‘와끼자카 야스하루(脇坂安治)’ 장군이 있었다. 일본 열도를 뒤흔들 만큼 명망 높은 ‘와끼자까’ 장군의 일본 수군이 이름없는 이순신의 조선수군에 의해 연전연패 끝에 수몰되자 ‘토요토미’가 휘하 장수들에게 직접 내린 엄명이다.
“조선수군을 만나면 도망쳐라.”

왜 수군은 이순신 장군과의 대적을 피하면서 제거할 음모를 꾸며야만 했다.
절대적인 수적 열세인 이순신 장군은 한산도에 통제영을 설치하고 견내량의 사나운 물목을 틀어쥐고 전력을 다하여 일본 수군의 통행의 자유를 빼앗고 있었다. 덕분에 곡창인 호남을 지켜 낼 수 있었고 국가도 존속 할 수 있었다. 장군의 말씀대로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가 실현되었다.

맑은 날 부산포에서 300석의 군량미를 싣고 보급선을 띄우면 3, 4일 후에는 인천이나 노량진에 닿아 한양의 왜군을 배불리 먹일 수가 있었다. 개전 초기 일본 육군은 지상에서 연전연승 중이었다. 일본군은 너무나 빠른 승리 곧 너무나 빠른 조선 육군의 연패에 전선이 너무 길어져 보급에 애를 먹고 있었다. 더욱이 이순신 함대에 의하여 곡창인 전라도를 향하는 남해가 막히니 우마차를 이용해 육로로 수송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나마 진격로 상에 있던 조선의 관아에서 입수한 환곡이 아니었다면 아예 버티는 것 자체가 무리였고 각지에서 일어난 의병과 호남과 경상좌도의 관군이 왜군의 보급로를 위협해 오고 있었다. 이순신 장군이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급소를 틀어쥐고 있으니 바로 견내량(갯내량)이다. 이 물목은 길이 약 3km, 폭 300~400m의 좁은 해협으로 부산, 마산 방면으로 항해하는 많은 선박들로 붐빈다. 해협 양쪽 입구에는 작은 섬들이 산재하고 물살이 거셀 뿐 아니라 바다 밑에 암초가 많아 옛부터 해난사고가 잦았다.

1,170년 정중부의 난으로 거제도의 폐왕성(둔덕면 거림리)으로 귀양 온 고려 의종이 배를 타고 건넜다 하여 지금도 전하도(殿下渡)라 한다. 1419년 5월, 조선 태종은 대마도의 왜구를 정벌하기 위해 전군에 비상 소집령을 내린다. 조선 수군의 주력인 전선 227척과 수군 17,285명이 거제의 견내량에 집결한다. 견내량은 하루에 두 번 물살이 바뀌니 썰물을 기다렸다가 그 물살을 타면 힘들이지 않고 넓은 바다로 나갈 수 있다. 가조도와 칠천도가 있는 괭이바다 쪽에서 통영 쪽으로 썰물이 빠져나갈 때 배를 몰아 한산도, 비진도를 지나 구을비도나 홍도 쪽으로 내려가서 쿠로시오 해류를 타면 힘들이지 않고 대마도로 접근할 수 있다. 그러므로 조선 정벌군은 대마도까지 직선거리로 가장 가까운 부산포가 아닌 견내량에 집결했던 것이다.

갯내량'의 '개'는 바다를, '내'는 냇물을 '량'은 기둥처럼 쭉 뻗은 협소한 물길을 말한다. 그러므로 '갯내량'은 바닷물이 홍수 진 강물처럼 흐르는 좁은 수로로써 해전이 일어난다면 전선이 충돌할 정도의 대혼전이 불가피할 것이다. 이는 적의 배로 뛰어 올라 우세한 칼 솜씨로 백병전을 벌려 승리를 취하는 일본수군의 전략에 적합하다. 아예 접근을 차단하고 멀리서 포격전으로 제압하는 것이 이순신 장군의 전략으로 협소한 물길보다는 한산도 앞의 넓은 바다가 적합하다.

7월 7일 왜장 ‘와키자카’가 이끄는 함대 73척이 견내량에 집결하고 다음 날 그들은 이순신 장군의 유인전술에 말려 한산도 앞바다에서 세계 해전사상 유례가 없는 대 참패를 당한다. 마침내 한산대첩은 살수대첩, 귀주대첩에 이어 한민족 역사적인 삼대 대첩이 된다. 이순신 장군이 견내량에서 일본 수군의 쾌속 항진을 뿌리부터 뒤흔들지 않았더라면 지금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못할 것이고 일본의 지도는 한반도로 확대 되었을 것이다.

최근 미군이 주관하는 다국적 연합훈련 '림팩'이 하와이 근해서 진행되고 있다. 한국 해군은 "새 역사 쓰러왔다.“라는 슬로건 하에 역대 최대 규모로 참가했다. 특히 이번 ‘림팩(RIMPAC)’에서는 ‘안상민’ 해군소장이 원정강습단장 겸 한국군 환태평양훈련전단장의 자격으로 미 해군의 기함에 승선해 8개국 수상함 13척과 9개국 해병대 병력 1천여 명을 지휘한다. 조선수군은 마침내 한반도를 벗어나게 되었다.

7월중 최대의 관객 수를 기록한 영화 ‘명량’에 이어 후속작인 ‘한산’도 개봉 될 것이라고 한다. 우리의 핏줄 속에 녹아있는 위대한 ‘필사즉생’의 DNA에 따라 근해는 물론 지구상의 전 해역을 평화의 바다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너나없이 가히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후예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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