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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예술

도예가 이영주 / 흙은 하늘이 주신 귀한 선물, 그윽한 혼 잇고 실용화해야

김경희 기자 입력 2022.07.14 07:56 수정 2022.07.25 07:56

작가는 늘 연구하는 사람이 되어야
대학원 때 100여 가지 흙에 대한 연구,
대한민국 도예대전 특선, 국제도예대전 특선, 입선 등
실력 인정받아 1977년 도자기 기능사 자격 취득

도예가 이영주
삼랑진 청담도예로 가는 길은 한적했다. 삼랑진 시장을 지나서 벚나무 가로수가 심어져 있는 도로를 지나자 청담도예가 나왔다. 소박한 시골 마을에 위치한 청담도예는 바로 폐교에 자리잡고 있었다.

이영주 작가가 마당에 나와 기다리고 있다. 미소를 지은 이 작가의 얼굴은 선함 그 자체다. 세속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연 속에서 도자기를 만드는 것에 몰두하면 그런 얼굴이 될까. 복도를 지나 교실의 문을 열자 가지런히 진열된 도자기들이 고즈넉한 빛을 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지만 흙을 만지는 작품성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즉 도자기 재료에 따라 작품성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도자기 재료는 많은 종류의 점토가 있지만 남들이 사용하지 않는 것도 있고 자신만의  점토가 있습니다. 도예는 점토와 유약, 불의 예술입니다.

삼랑진 청담도예 작업실
점토, 유약, 불의 셋 부분이 삼위일체가 되어야지 아름다운 작품이 나온다고 말할 수가 있습니다. 저는 수비를 직접하여 사용하는 카오린 고령토로 주로 사용하고 산청로 백자 점토로 작품을 제작합니다. 앞으로 연구하면서 또 다른 점토와 유약을 만들어야겠지요. 작가는 늘 연구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이영주 작가가 말한다. 그는 대학교 다닐 때부터 유약 연구를 많이 해서 자신만의 물방울 달항아리를 만들 정도로 탐구적이다. 물방울 유약의 종류는 몇 가질 나눌 수 있지만 그가 만든 독특한 물방울 달항아리는 지난 세월 중 창의력의 돌파구가 된 순간이자 작업이기도 하다.

공예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1958년 부산 영도에서 태어난 이영주 작가는 바닷가에서 모래쌓기를 하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때부터 유난히 뛰어난 손재주로 다양한 모래쌓기를 했고 그저 흙이 좋아서 예술에 입문했다. 수산대학교를 졸업한 이후 국립수산진흥원에 근무하고 군대 제대 후 다시 미술대학에 진학하여 졸업 후 미술학원을 15년 했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그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작업은 도예인데 하면서 언제나 마음속에 도예를 잊을 수가 없었다. 결국 40대 초에 도자기 작업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하여 이 작가는 신라대학교 조형대학원에서 도예를 전공, 한국, 일본 등 개인전도 열었다. 특히 제1회 일본전시는 대마도에서 사람들이 찾아올 정도로 성황을 이루었다. 1977년 도자기 기능사 자격 취득, 대학원 때 벌써 100여 가지 흙에 대한 연구, 대한민국 도예대전 특선, 국제도예대전 특선, 입선 등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 웅상뉴스(웅상신문)
ⓒ 웅상뉴스(웅상신문)
작품활동을 하면서 예술적 영감을 어디에서 얻는지


예술적 영감은 자연속에서 많이 찾고 있습니다. 점토와 유약관계가 그렇다고 말할 수 있죠. 저는 지금까지 안료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유약도 자연 유약입니다. 같은 유약이라도 점토와 맞지 않으면 색깔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처럼 자연 속에서 조화가 있는 듯합니다.

전시계획과 향후계획은

코로나가 지나고 나면 일본에서 개인전을 한 번 더 열어볼까 생각 중입니다. 향후계획은 늘 꾸준히 충실히 연구하면서 작업하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이영주 작가는 흙은 하늘이 주신 귀한 선물이다. 조상들의 그윽한 혼을 잇고 배운 것을 실용화할 수 있는 인재가 되는 것이 자신의 꿈이라면서 전통의 조형적 형태를 비교 설명, 흙의 느낌, 유약 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의 설명을 들으면서 전시실의 작품을 둘러본다.

도자기의 종류가 정말로 다양하다. 붉은색 진사가 아닌 옥색 진사준항, 연한 미색의 백자, 사발 등 그야말로 종류가 다양하다. 물방울 모양의 달항아리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춘다.
물방울 무늬가 특이하다. 대학 다닐 때 유약 연구를 하면서 만든 물방울 달항아리라고 그가 말한다. 1300도의 불, 흙, 물의 조화로 만들어진 도자기에 자연의 신비가 스며들어 있는 것 같다.

사토 성분이 풍부한 경남산청의 고령토를 직접 채취해 여러 가지를 배합해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을 만든 이영주 작가. 그는 차 한 잔을 따라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도예가로서 흙을 만지다가 흙으로 돌아가는 작
가가 되고 싶습니다. 서양화가 세잔느처럼 말입니다.”
ⓒ 웅상뉴스(웅상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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