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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터뷰

“아이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 양산에서 실천하겠습니다”

김경희 기자 입력 2025.04.04 09:44 수정 2025.04.04 09:44

최은지 양산교육지원청 교육장 인터뷰
속도가 다를 뿐, 포기해선 안 돼
신도시·구도심 교육 격차 해소, 양산 교육의 시급한 과제
AI 시대, 창의성과 자율성 키우는 미래교육 집중

30여 년간 양산 교육에 몸담아 온 최은지 교육장

30여 년간 양산 교육에 몸담아 온 최은지 교육장이 지역 최초 여성 교육장으로 취임했다. 학교 현장과 행정 경험을 두루 갖춘 그는 “학생들이 각자의 속도로 자라도록 기다려주는 교육”을 강조하며, 창의성과 자율성을 키우는 미래지향적 교육을 약속했다. 신도시-구도심 간 교육 격차 해소, 교육 인프라 확충, AI·디지털 교육 등 양산교육의 내실을 다지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양산교육지원청 교육장으로 취임하신 소감과 각오가 궁금합니다.

2015년부터 양산 지역 백동초와 증산초에서 8년의 교장 임기를 마치고, 2023년 3월 1일 자로 양산교육지원청 교육지원과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당시를 떠올려보면 처음 하는 교육지원청 근무가 낯설기도 했지만, 그간 해왔던 학교 업무와 다르게, 교육 현장을 지원하고 관리하는 곳이 교육지원청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처음이라 생소했던 행정업무들은 직원들과 소통하며 익혀나갔고, 다른 부서와 어울리면서 양산교육 전체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2년의 교육지원과장 임기를 마치고 2025년 3월 1일 자로 양산교육지원청 교육장이 되었습니다.

30여 년간 양산교육에 몸담으며 양산교육의 변천과 발전을 충분히 알고 있다 생각했으나 막상 지역 교육의 수장이라는 교육장의 역할을 맡게 되니 어깨가 무거워집니다. 덧붙여 지역 최초의 여성 교육장이라는 타이틀도 그 무게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학생을 사랑하고 이해함으로써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만드는 데 성별은 상관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 역대 교육장님들께서 일구어오신 양산교육을 더욱 잘 가꾸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교육장님께서 생각하는 양산 교육의 가장 중요한 가치와 방향은 무엇인가요?

교육계에 몸담은 순간부터‘아이들은 속도가 다르게 자라니 절대 아이들을 포기하지 말자’라는 것을 마음속에 새기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교장으로 있던 시절 아침 교문 맞이 시간에 아이들을 바라보고 인사를 하면, 아이들은 각자 다른 반응을 보여줍니다. 뛰어와서 안기는 아이, 말을 걸어주는 아이처럼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눈을 맞추지 않고 고개를 돌리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왜 눈을 맞추지 않을까?’하는 궁금증을 자아내던 그 아이는 오랜 시간 후 저와 눈을 맞추며 자기의이야기를 풀어내는 변화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저마다의 빛깔을 가지고 살아가며, 누군가가 자기의 이름을 따뜻하게 불러주기를 원합니다. 저는 우리 양산 지역의 모든 아이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따뜻한 관심을 가지는 것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양산 지역의 교육 현황과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양산은 신도시 조성으로 꾸준히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지역입니다. 인구수 감소로 존폐의 위기를 걱정하는 다른 지역민들이 바라보기에는 배부른 소리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신설학교에 대한 고민과 과제를 생각하는 것이 양산교육지원청 교육장의 숙명과도 같습니다.

2025년 3월 1일 자로 양산 지역에 사송유치원, 금송초중학교, 증산중학교, 인공지능고등학교가 개교를 했습니다. 그 중 금송초중학교는 멸종 위기종의 발견과 공사 업체의 부도 등 예측할 수 없었던 변수로 공사가 지연되어 소속 학생을 인근 학교에 임시 배치한 상태입니다. 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여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주어질 불편함을 최소화하고자 담당부서와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외 다른 신설학교들도 학교 운영이 정상 궤도에 오를 때까지 세심하게 살펴볼 생각입니다.

신도시의 학생 수가 늘어나는 것과 반대로 구도심의 학생 수는 급격하게 줄어들어 신도시와 구도심의 교육격차가 발생하고 있는 것도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입니다. 저는 임기 중에 양산의 모든 학생들이 차별 없이 교육의 혜택을 골고루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미래교육을 대비해 추진 중인 특별한 정책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양산교육지원청은 초중고 8개 학교를 대상으로 미래교육 콘텐츠 활용 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상 학교가 드론, AR·VR, 레고, 로봇 조립 및 경기, 3D활용 기술 등 미래교육에 관한 영역과 내용으로 콘텐츠를 선정하고 활동하면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또한 현장 인력의 미래교육 역량을 높이기 위하여 교원을 대상으로 하는 직무연수를 운영하고 있고, 관리자급 대상으로 하는 미래교육 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교육지원청 차원에서 미래교육지원센터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센터에서는 미래교육 교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마을과 연계하여 미래교육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역 차원에서 미래교육에 대한 지역사회의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하여 ‘미래교육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양산시청, 영산대학교, 동원과학기술대학교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양산지역의 학생들이 미래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양산교육지원청이 미래교육에 대한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제공할 생각입니다.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한 예산 및 인프라 확보 계획은?

양산교육지원청은 교육환경 시설 개선을 위한 사업 예산을 확보하여 지역 유치원, 초·중·고·특수학교, 양산도서관의 교육환경 개선 및 시설 정책사업, 미래학교 공간 재구조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학교 환경 개선 사업으로 출입문 및 중창 교체, 수전설비 신설, 옥상 방수, 화장실 보수 등이 이루어지며, 해당 학교별로 실정에 맞게 사업이 추진될 예정입니다.

정책 사업으로는 석면 제거를 위한 교실천장교체, 지진에 대비한 내진보강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석면 제거는 2026년까지, 내진 보강은 2027년까지 완료할 예쩡입니다.
미래학교 공간 재구조화 사업은 동산초등학교와 양산중학교가 있으며, 동산초등학교는 2026년까지 완료를 목표로 현재 설계 진행단계이며, 양산중학교는 2028년까지 완료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한 여러 사업이 있으며, 각 담당 부서별로 교육 현장의 환경 개선을 위하여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양산 지역의 인구와 학교 수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예산을 더 확보하여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학생들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 방향은?

미래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필요한 역량 중에서 창의성과 자율성은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2024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2022개정교육과정에서도 학생들이 생각한 것을 독창적으로 표현하거나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찾는 내용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도 학생들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기르는 교육에 관심을 갖고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자기의 삶을 꾸려갈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2025학년도 고등학교 신입생부터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도 학생들이 자신의 학습 능력과 적성, 흥미에 따라 교과목을 스스로 자유롭게 선택하여 학점을 이수할 수 있게 하는 제도입니다. 이전에는 학교의 정해진 수업일수를 채우면 졸업이 가능했지만 수업형태가 바뀌면서 3년간 정해진 학점 이상을 이수해야하고 과목 수업의 출석 횟수, 학업성취율이 일정 이상되어야 졸업을 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를 스스로 정하고 자신의 삷을 이끌어가는 자율성이 길러질것이라고 기대해봅니다.

하지만 저는 창의성과 자율성은 정책이나 학교 교육과정에서만 기대할 것이 아니라 학생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심과 시선을 바꾸는데서 시작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창의성은 단순히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개발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명문학교 진학을 위한 성적 위주의 입시경쟁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여 스스로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야합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 어른들은 옆에서 격려하면서 기다려주는 것이 우선되어야할 것입니다.

-AI 및 디지털 교육 도입에 대한 교육청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AI 및 디지털 교육 시대에 대응하기 위하여 교원의 역량을 강화하면서, 학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교원의 역량 강화 차원에서 초등교사 코딩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 진로전담교사 연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교에 대한 지원은 코딩인증제 지원, 디지털 교과서에 대한 선도학교 10개교, 연구학교 1개교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역 교육의 수장으로서 양산 지역의 학생들이 시대의 흐름에 앞서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교육장으로서 임기 중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2년 전 우리 교육지원청에서 발간한 『양산교육 100년사』를 읽어보았습니다. 긴 세월 양산교육의 발전을 이끌어온 선배들의 노력과 학부모들의 조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교육장이 된 지금 양산교육의 일원으로서 우리 양산교육의 유구한 역사에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 양산은 신설학교가 지속적으로 설립되며 양적 팽창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입니다. 이런 팽창 속에서 자칫 교육의 내실이 소홀하게 다루어지지 않을까 염려가 됩니다. 그래서 금년도에는 교육목표에 기반한 학교 교육의 내실을 다지는 것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이 2024학년도에 초등 1학년, 2학년부터 적용되었고, 2025학년도에는 3학년, 4학년에 적용됩니다.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 가치는 학생 주도, 학교 자율시간, 깊이 있는 학습, 맞춤형 수업, 참여형 수업, 기초소양입니다. 교육과정을 내실 있게 운영하여 교육과정의 핵심 가치가 학생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학생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학생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저는 꿈이 없어요’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또 어떤 학생은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뭘 해야될 지 모르겠어요’라고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꿈이 없는 것도 불안하고, 꿈이 너무 많은 것도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꿈은 직업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직업을 가져서 돈을 많이 벌었다고, 꿈을 이루었다고 하지는 않습니다. 그것보다 직업에서 보람을 느끼고 행복하면 꿈을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꿈을 이루는 방법을 모르는 학생들은 관심이 가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서 아주 작은 도전부터 해보았으면 합니다. ‘나는 할 수 있다’ 마음을 먹는 순간 이미 반 이상 이룬 것이고, 거기에 노력을 더하면 ‘드디어 나는 해냈다‘라는 성취감을 맛볼 것입니다. 

이런 작은 성취감이 쌓여가면서 여러분들은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게 되고 다른 도전도 해보고 싶어질 것입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실패는 여러분들이 이루고 싶은 일의 과정일 뿐입니다. 꿈을 이룬 사람들의 결과 보다 과정을 보았으면 합니다. 실패의 경험이 여러분을 더욱 강건하게 지켜줄 것입니다. 저는 어떤 일이든 겁내지 않고 도전하는 학생들을 많이 만나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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