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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문화산책

길을 떠나다(15)/ 거제도 나들이 `맹종죽테마공원`

웅상뉴스 기자 입력 2022.04.26 07:49 수정 2022.04.26 07:49

강명숙 시인

↑↑ 근포동굴 (사진/강명숙 시인 제공)

거제는 우리 지역과 그다지 멀지 않은 곳이라 마음만 먹으면 하루에 거제 곳곳을 다닐 수 있다. 칠천량 해전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칠천도를 돌아보고 칠천교를 지나면, 차로 2~3분 거리에 거제 맹종죽 테마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맹종죽은 日本 竹으로 잘 알려진 대나무이다. 일본죽 외에도 몇 개의 이름을 더 가진 맹종죽은 우리 가까이 철마 남평 문씨 아홉산 숲에도 만여 평이 서식하고 있다. 대숲으로서는 국내에서 가장 넓은 숲이 아홉산 숲이 우리 가까이 있는 것이다. 

울산 태화강 변 ‘울산 국가 정원’ 십리대밭도 맹종죽이고, 단양의 죽녹원도 역시 맹종죽이다. 그리고 음식재료로 쓰이는 죽순은 모두 맹종죽의 어린순이다. 칠천량 바다가 시원하게 보이는 거제의 맹종죽 숲은 죽림욕장과 체험 놀이, 죽림 테라피 공간 등이 있어 가족과 함께 즐기기 좋은 곳이다.

잠시 맹종죽에 얽힌 이야기를 내용을 옮겨 본다. 중국 삼국시대에 맹종(孟宗)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효심이 지극했다. 병상에 있던 어머니가 한겨울에 죽순이 먹고 싶다고 하여 맹종이 겨울눈 쌓인 대밭을 헤맸지만, 죽순이 있을 리 만무했던 터였다. 

사진/ 강명숙 시인 제공
사진/강명숙 시인 제공
죽순을 구하지 못한 맹종이 안타까워 울었는데 그때 눈물이 떨어진 자리에 눈이 녹으며 죽순이 올라왔다. 그 죽순을 먹은 어머니의 병은 깨끗이 나았음은 물론이다. 맹종의 눈물이 하늘을 감동하게 해 죽순을 돋게 하였다고 하여 맹종읍순(孟宗泣筍), 맹종설순(孟宗雪筍)이라는 고사성어가 생겨났다고 한다. 그 후로 맹종죽이 효(孝)를 상징하는 의미가 되었다고 한다.


- 섬 속의 섬 가조도

가조도는 맹종죽테마공원과 접한 국도 5번을 타고 거제도의 중심지 고현을 지나 국도 14번을 만나는 지점에서 통영 방향으로 가는 길에 있는 섬이다. 성포항에서 왼쪽 통영바다 오른쪽 거제도 바다를 가로지른 가조도 연륙교를 지나면 숫자 8을 닮은 작고 아름다운 가조도를 만난다.

 멍에를 닮았다 하여 멍에 섬으로도 불렸다 한다. 지도를 보면 오히려 악기 장구를 더 닮은 섬이다. 가조도는 먼저 이야기했던 칠천도와 아주 닮아있다. 연륙교에서 어느 방향으로 돌아도 섬일주를 하게 된다. 연륙교를 지나 왼쪽으로 돌아들면 전국 최초 지역민에 의한 수산조합이 가조도에 설립된 것을 기념하는 ‘수협효시공원’이 있다.

 공원을 지나 일주도로를 달리다가 섬의 잘록한 부분, 장구 조롱목쯤에 조성된 ‘노을이 물드는 언덕’ 전망대를 만나게 된다. 그곳에서 윤슬이 자지러지는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노라면 삶에 지친 온갖 상념이 사라진다. 해가 질 무렵 붉게 물드는 바다의 아름다움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전망대 ‘노을이 물드는 언덕’이 이곳에 있는 까닭이다.

- 근포동굴

거제도 서쪽 해안가를 돌며 난 길을 따라 거제의 남쪽 끝에 다다를 즈음 근포항에 닿는다. 근포에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포진지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인공 근포동굴이 있다. 요즘 SNS의 소위 인생샷을 남기느라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핫플레이스다. 

동굴에 서면 바다 건너 한산도가 눈에 든다. 이곳에서 젊은이들처럼 사진을 찍으며 근대 일본의 조선 침략과 오래전 500여년 전의 영웅 이순신 생각에 숙연해진다.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의 침략 잔재에서 사진을 담고 있는 모습이라니 말이다. 거제도는 제주 다음으로 큰 섬이다. 곳곳에 절경을 지니고 있지만 오늘은 서쪽 지역 일부분을 돌아다닌 흔적을 이렇게 적어 본다.

먼 바다 푸른 섬 하나/ 아름다운 것은/ 그대가 두고 간 하늘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 눈물과 한숨으로 고개 숙인/ 먼 바다/ 새털 구름 배경을 이룬//섬 하나/ 뭐랄까/ 그대 마음 하나 옮겨 앉듯/ 거기 떠 있네// 먼 바다 푸른 섬 하나/ 아름다운 것은/ 내가 건널 수 없는 수평선/ 끝내 닿지 못할/ 그리움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

한기팔 [먼 바다 푸른 섬 하나] 전문
↑↑ 강명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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