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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상뉴스(웅상신문) |
야당의 한 대권후보자가 자신의 대선출마 선언무대에서 애국가를 불렀다. 그의 가족은 집안행사에서 어른, 아이, 남, 여 모두가 애국가를 4절까지 제창한다고 한다.
그러자 여당의 어떤 대권 후보자는 안타깝다는 듯이 “전체주의, 국가주의 분위기가 난다.”고 훈수를 한다. 또 어떤 이는 “그 집안의 며느리들은 불편 할 것 같다.”고 위로하였다. 6.25 전쟁영웅인 시아버지를 향해 애국가를 부르기 싫은 며느리들이 집단 반발한 것처럼 꾸며 한 가족 모두를 퍠륜적 조롱으로 뒤덮었다.
그러자 그 집안의 며느리 4명은 “애국가를 부르는 것은 힘들지도 고통스럽지도 않다. 나라가 잘 된다면 애국가를 천 번, 만 번이라도 부르겠다.”고 ‘긴급 며느리 입장문’을 발표하였다. 어느 집이던 식구들이 모이면 혹은 찬송가를 부르고, 혹은 불경을 외우고, 더러는 조상님들의 일화를 나누는 것은 저마다의 자유로운 가풍으로 조롱받을 일이 아니다. 하물며 나라를 위한 충심으로 애국가를 부르는 것이 어찌 지탄받을 일인가? 도쿄에서는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하늘 높이 나부끼는 태극기를 향하여 가슴에 손을 얹고 애국가를 같이 부른다. 그렇다면 함께 애국가를 듣고 부른 선수들과 국민들도 ‘입장문’을 내야 하지 않을까?
지구상에는 200여 개국의 국기와 국가가 있어 각국의 환경과 국민의 심성을 대변한다. 하이든이 작곡한 독일 국가의 가사는 자기 것에 대한 자부심이 이웃을 경멸할 정도로 격렬하더니 결국 세계대전을 불러 오고 말았다.
“독일, 모든 것 위에 군림하는 독일 /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독일 / 방어와 공격의 정신으로 형제처럼 서로 함께 단결하면 / 마스에서 메멜까지, 에치에서 벨트까지/ 독일, 모든 것 위에 군림하는 독일 -생략- 독일의 여인은, 독일의 성실은 / 독일의 와인은, 독일의 노래는 / 온 세계에 간직되어야 하리라.”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의 일등국인 미국의 국가는 전장의 화약 냄새가 진동한다.
이 기회에 태어난 시기가 엇비슷한 한, 중, 일 삼국의 국가를 비교해보자.
일본에는 ‘명예롭게 살지 못할 바엔 차라리 명예롭게 죽어라.’는 말이 있다. 일본의 국가인 '기미가요'와 제2국가라 할 수 있는 '우미유카바'에는 일본인 특유의 생명경시 현상이 섬뜩하게 잠겨 있다. “바다로 가면 물에 잠긴 시체 / 산으로 가면 풀이 난 송장 / 천황의 곁에서 죽어도 돌아보는 일은 없으리.” 천황 한 사람을 위하여 송장과 생명의 썩음이 어디든 그득해도 좋다고 한다. 그것이야말로 사무라이의 충성이고 일본 혼이라고 칭송한다.
중국 국가는 1935년 제작된 '의용군 행진곡'으로 가사전체가 핏빛의 선동이다.
“일어나라. 노예 되기 싫은 사람들아 / 우리의 피와 살로 우리의 새 장성을 쌓자. /
중화민족에 닥친 가장 위험한 시기 / 억압에 못 견딘 사람들의 마지막 외침 / 일어나라, 일어나라, 일어나라. / 우리 모두 일치단결하여 적의 포화를 뚫고 전진하자.“ 올해 7월 1일, 시진핑은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사에서 자신들을 괴롭히려는 외국 세력은 ‘분명히 14억 인구의 혈육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철벽과 충돌하여 피를 흘릴 것’ 이라고 세계를 겁박하고 있다.
우주의 모든 존재가 생명으로 연결 되어 있다는 깨달음의 결여가 각 나라 국민의 잠재의식 속에 어둡게 자리하고 있다. 이에 비하여 나라를 빼앗긴 가장 어두운 시절에 만들어졌지만 우리의 태극기와 애국가는 사뭇 결이 다르다. “동해물과 백두산, 무궁화로 가득한 화려강산, 겨울의 모진 바람서리에도 철갑을 두른 듯 당당한 소나무의 생명력, 하늘 님과 땅을 믿으며 대한의 빛으로 길이 보전하세.” 우리의 애국가는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질시하지 않고, 업신여기지 않고 본디 누구나 가을하늘의 밝은 달처럼 빛난다고 노래한다. 가사의 한 글자, 한 마디가 가슴속 깊은 곳으로부터 깨달음의 빛으로 자연을 향하여 피어난다. 그 빛은 영원한 생명의 빛이요, 인격의 빛이요, 자유의 빛이다. 이 평화의 힘으로 일제에 의하여 잠시 빼앗겼던 본래의 빛을 회복하니 광복(光復)이다.
나 자신을 넘어, 이 나라를 위하여 단 하루만이라도 뜨겁게 울어 본 적이 있는가? 눈물과 피와 충성을 다해 모두를 이롭게 하는 홍익광명의 나라를 보전해온 국민들만이 작은 이기주의와 좁은 국가주의를 넘어 설 수 있다. 마침내 경멸과 갈등과 무지로 도탄에 빠진 지구촌의 생령들을 다툼이 아닌 평화로 구원 할 수 있다.
내 나라를 뜨겁게 사랑 해보지도 않고, 어찌 모두의 세계를 사랑할 수 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