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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상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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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수거도 제대로 되지 않는 병뚜껑으로 자원 재활용도 하고 불우 이웃도 돕습니다.”
동래구 온천3동 김경천(49·새시업)씨는 올해도 소주, 막걸리 병뚜껑을 모았다. 지난해와 조금 다른 점이라면 이번에는 일가족 4명이 뚜껑을 모았다.
지난해 병뚜껑 모으기에 동참했던 주민 두 사람은 바빠서 빠졌다. 그래도 올해는 지난해보다 20㎏ 많이 모았다. 이들이 한햇 동안 모은 알루미늄 병뚜껑은 70㎏, 4만 5천여개였다.
김씨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뚜껑을 모아주는 이들이 있었기 때문. 지역 내 7~8개 점포에서 김씨를 위해 따로 뚜껑을 모아뒀다가 그에게 전달했다. 다른 점포들도 그가 나타나면 수거할 수 있도록 흔쾌히 협조했다.
게다가 아내와 대학생인 두 딸도 적극 동참한 덕분이었다. 동창 모임에 갔다 오거나 친구들과 들른 주점 등지에 나뒹구는 뚜껑들을 꼭 챙겨와 남편과 아빠를 도왔다.
이렇게 모은 병뚜껑은 지난해부터 거래를 튼 동네 고물상에 두 번에 걸쳐 팔았다. 액수는 7만원밖에 안됐지만 자신의 용돈 5만원을 보탰다.
김씨는 지난 3일 온천3동 주민센터를 찾아 12만원을 성금으로 기탁했다. 주민센터는 비수급 저소득층인 백모(남·68)씨에게 전달했다.
알루미늄 병뚜껑은 고물상에 팔면 1㎏에 1000원 정도 받는다. 이것도 고물상 주인의 선의 100원이 보태져 그렇다. 병뚜껑 하나에 무게가 1.53g이니까 뚜껑 값은 하나에 대략 2원이 채 안된다.
주위에서 차라리 한 달에 술 한번만 줄여도 될 일이라면서 김씨의 지난한 일에 입을 대기도 한다. 그러나 김씨는 분리수거도 제대로 되지 않고 쓰레기통에 하찮게 버려지는 게 아깝다며 고집을 꺽지 않았다.
애초 자신이 병뚜껑을 모으기 때 작정한대로 자원 재활용도 하고 어려운 이웃도 돕는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우리 주위에 살펴보면 사소한 것이지만 이렇게 재활용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든지 있다”면서 “앞으로 계속 병뚜껑을 모아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