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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오피니언 남승흥 작가의 디카시 한 스푼

남승흥 작가의 디카시 한스푼(22)

웅상뉴스 기자 입력 2026.08.31 12:18 수정 2026.08.31 12:18

이경선/ 언제나 봄날

ⓒ 웅상뉴스(웅상신문)
옛사람들은 연리지를 깊은 인연과 부부의 사랑을 상징하는 것으로 여겼습니다. 뿌리가 서로 다른 두 나무가 자라면서 가지가 맞닿아 하나가 되는 모습에서,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이 부부가 되어 한평생을 함께하는 모습을 떠올린 것입니다. 당나라 백낙천의 「장한가」에도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고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기를 바라는 사랑의 소망이 나옵니다.
또 우리에게는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즉 아주 늙을 때까지 함께하라는 말과 백년해로(百年偕老)라는 말이 있습니다.

「함께 한 세월 / 구수하다」는 단순히 오래 함께했다는 뜻을 넘어섭니다. 처음에는 서로 다른 사람이었던 두 사람이 수많은 계절과 희로애락을 지나면서 서로의 삶에 스며들어 마침내 하나의 ‘결’이 되어가는 과정으로 읽힙니다. 특히 ‘구수하다’라는 말이 아주 좋습니다. 젊은 사랑의 달콤함이 아니라, 오래 끓인 된장이나 숭늉처럼 시간이 만들어낸 깊은 정과 익숙함을 떠올리게 합니다. 사랑이 세월을 만나면 화려함은 조금씩 사라지는 대신 구수한 정이 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만개한 웃음 속 / 또 한 철 / 스미듯 익어간다」에서는 상당히 의미 있는 역설이 생깁니다. 세월은 사람을 늙게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 세월이 두 사람의 사랑을 쇠퇴시키는 것이 아니라 익게 만듭니다.

봄꽃이 피었다가 지고, 또 다음 봄이 찾아오듯이 인생에도 수많은 ‘한 철’이 지나갑니다. 그러나 함께한 사람에게는 지나간 계절 하나하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웃음과 추억으로 서로의 삶 속에 스며듭니다. 그래서 마지막의 ‘익어간다’는 표현은 단순히 나이가 들어간다는 뜻이 아니라, 함께 살아온 세월이 두 사람의 사랑을 더욱 깊고 원숙하게 만든다는 의미로 읽을 수 있습니다.

제목 「언제나 봄날」에서 봄은 실제 계절이라기보다 함께할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삶의 봄날이라는 의미로 확장됩니다. 젊었을 때의 봄은 꽃이 피는 계절이지만, 인생의 황혼에서 맞는 봄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을 수 있는 시간입니다. 그러므로 이 작품은 결국 이렇게 말하고 있는 듯합니다. “세월은 우리를 늙게 하지만, 함께한 사랑까지 늙게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오래 함께할수록 사랑은 화려한 꽃에서 구수한 정으로, 설렘에서 동행으로, 젊음에서 원숙함으로 익어갑니다. 그래서 사진 속 두 사람의 환한 웃음은 단순한 웃음이 아니라, 수많은 계절을 함께 건너온 사람들이 맞이하는 인생의 봄으로 보입니다.

‘함께 늙어가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노래한 시’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그 점에서 제목 「언제나 봄날」이 작품 전체를 따뜻하게 완성해 줍니다.

ⓒ 웅상뉴스(웅상신문)
남 승 흥 문학박사
한국디카시인협회회원
양산디카시인협회고문
한국문인협회회원
양산문인협회회원
양산시립(중앙, 서창, 삼산)도서관과 공립순지작은도서관 디카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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