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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오피니언 남승흥 작가의 디카시 한 스푼

남승흥 작가의 디카시 한스푼(23)

웅상뉴스 기자 입력 2026.09.24 21:07 수정 2026.10.19 21:07

달콤한 기다림/ 조연아

ⓒ 웅상뉴스(웅상신문)
사진 속 버스 정류장 벤치 위에는 누군가 무심한 듯 살포시 올려둔 목베개가 놓여 있습니다. 

이 목베개는 지친 시민들의 일상을 달래주는 작고 다정한 배려의 표시이자, 시인에게는 정류장을 단지 기다림의 장소가 아닌 '쉼의 공간'으로 바꾸어주는 매개체가 됩니다. 벤치에 적힌 문구들과 어우러져 한 편의 시가 완성되는듯한 풍경을 자아냅니다.

시인은 '시민(市民)'이라는 단어를 '시의 마음을 아는 사람(詩民)'이라는 한자어 언어유희로 살짝 비틀어 표현하며 시적 감수성을 더합니다. 벤치 위의 목베개를 '쉼표'로 받아들이고, 버스를 기다리는 일상의 지루한 순간을 '시어를 기다리는 시간'이자 '잠을 만나는 여유'로 전환하는 시선의 깊이가 돋보입니다.

가장 매력적인 대목은 단연 마지막 구절인 "천천히 와라, 버스야"입니다. 보통 버스 정류장에서는 목적지로 가기 위해 버스가 빨리 오기를 바라는 조급함이 지배적입니다. 하지만 작가는 뜻밖의 쉼표(목베개) 덕분에 정류장에서의 기다림을 지루함이 아닌 '달콤한 휴식'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리하여 버스가 오히려 천천히 오기를 바라는 역발상의 다정함과 여유를 보여주며, 읽는 이에게도 바쁜 일상 속 작은 숨고르기를 선사해 줍니다. 일상의 소소한 풍경 하나에서도 따뜻한 시선을 발견해 내는 시인의 감성이 돋보이는 훌륭한 디카시입니다.

ⓒ 웅상뉴스(웅상신문)
남 승 흥 문학박사
한국디카시인협회회원
양산디카시인협회고문
한국문인협회회원
양산문인협회회원
양산시립(중앙, 서창, 삼산)도서관과 공립순지작은도서관 디카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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