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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남승흥 작가의 디카시 한 스푼

남승흥 작가의 디카시 한스푼(20)

웅상뉴스 기자 입력 2026.06.21 16:25 수정 2026.06.21 16:25

최미선/ 그때는 몰랐습니다

ⓒ 웅상뉴스(웅상신문)
「그땐 몰랐습니다」는 삶의 여정을 오르는 과정에서 느꼈던 무게의 정체를 뒤늦게 깨닫는 작품입니다. 화자는 걸음을 옮길 때마다 느껴지는 무게를 '차꼬 같은 무게감'으로 인식합니다. 차꼬는 사람의 발목을 묶어 자유를 제한하는 형구이므로, 이는 삶의 책임과 고난, 또는 사랑으로 인한 희생을 속박과 짐으로 여겼던 마음을 상징합니다.

그러나 정상에 선 뒤 화자의 인식은 완전히 바뀝니다. 자신을 억누르고 가두는 줄 알았던 무게가 사실은 자신을 밀어 올린 '뒷바람 같은 사랑'이었다는 깨달음에 이릅니다. 고통으로만 여겼던 것이 실은 자신을 지탱해 준 힘이었다는 역설이 작품의 핵심입니다.

특히 마지막 행은 매우 아름답습니다.
정상에 서고 보니/뒷바람 같은 사랑이었습니다
사랑은 앞에서 끌어주기보다 뒤에서 말없이 밀어주는 힘이라는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부모의 사랑, 배우자의 헌신, 가족의 희생이 떠오르며 독자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또한 사진 속 인물이 정상 표지석 앞에 서 있는 뒷모습은 '도착'보다 '깨달음'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시의 의미를 효과적으로 확장합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은 '차꼬'와 '뒷바람'의 대비입니다. 속박으로 느껴졌던 것이 실은 사랑이었다는 반전이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게 다가와 긴 여운을 남깁니다. 디카시로서도 사진과 언술이 서로를 설명하지 않고 의미를 확장하는 점이 돋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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