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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웅상뉴스(웅상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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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웅상지역 광역·기초의원 예비후보들이 한 자리에 모여 ‘매니페스토(Manifesto) 실천’을 공식 선언하는 자리에서 ‘가’번 받은 후보들은 당선의 자신감에서 인지도 때문인지 여야 할 것 없이 불참했다. 다음날 기호 ‘나’번 받은 동면, 양주의 김진희 예비후보가 불합리한 공천 과정을 비판하면서 선거 유니폼을 던지면서 국민의힘을 탈당하는 등 후보 포기하는 일이 벌어졌다. '가'와 '나'의 빈부(?)의 차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지방정치의 민낯이 함께 드러나고 있다. 특히 정당 공천을 둘러싼 잡음과 갈등은 이번 선거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현실적으로 기호 ‘가’를 받은 후보를 기호 ‘나’ 후보가 넘어선다는 것은 현재의 정당 지형에서는 양산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결국, 선거 경쟁력보다 공천 여부가 정치인의 운명이 미리부터 좌우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탈락한 일부 예비후보들의 반발이 거세다. 따져보아서도 자신이 반드시 공천을 받아야 했다는 억울함과 분노를 숨기지 못했다. 더 주목할 부분은 공천을 받은 후보들조차 현행 지방정치 구조에 회의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가’번을 받은 한 후보마저도 “정당정치 때문에 동네 사람들끼리도 서로 편을 가르고 있다”며 “공천 경쟁 속에서 지역 공동체가 소중한 것을 잃어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방선거 때마다 비슷한 목소리는 반복된다. “지역 현안보다 중앙정치 대리전이 되고 있다”, “공천권이 지나치게 강하다”, “지방의회가 중앙정당의 하부조직처럼 움직인다”는 비판이다.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기초의회 정당공천 폐지와 지방의회 독립성 강화 요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원래 지방 시·도의원 정당정치는 주민 의견을 조직적으로 반영하고 책임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적지 않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문제는 ‘공천 중심 정치’다. 지방의원들이 주민보다 정당과 정치권 실세의 눈치를 더 보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생활정치보다 공천권 확보에 매달리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계파 줄서기와 충성 경쟁, 이른바 ‘사천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유권자는 지역 일꾼을 뽑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중앙정당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셈이다.
지방의회의 중앙정치화 역시 심각하다. 시·도의회에서 다뤄야 할 교통, 복지, 의료, 지역경제 같은 생활 현안보다 대통령과 중앙정당을 둘러싼 정쟁이 우선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주민들이 체감해야 할 정책 논의는 사라지고 정치적 성명과 구호만 남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견제 기능 약화도 문제다. 같은 정당이 지방정부와 지방의회를 동시에 장악하면 감시와 비판 기능이 느슨해질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정당이 다르면 무조건적인 반대와 발목잡기식 대립이 반복되기도 한다. 결국 피해는 주민들에게 돌아간다.
전문성 부족 문제도 꾸준히 제기된다. 정책 능력보다 조직 동원력이나 정치적 배경이 공천 기준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복잡한 도시계획이나 복지예산 심사 과정에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지방의회가 정책기관보다 정치행사 무대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도 여기서 나온다.
물론 정당정치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정당은 정책 방향과 책임성을 제공하고 정치 신인의 성장 통로 역할도 한다. 중앙정부와의 협력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지금의 지방정치는 지나치게 공천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 정치 지망생들은 주민보다 당을 바라보게 되고, 지역 현안보다 윗선의 눈치를 살피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 좁은 지역사회 안에서도 정치적 편 가르기와 갈등은 깊어지고 있다.
지방자치의 핵심은 ‘정당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주민을 위한 정치’에 있다. 지방의원은 중앙정당의 하부조직이 아니라 주민을 대표하는 사람들이다. 특히 주민들이 뽑아준 지도자로서 주민들 운명 앞에는 윗선에 눈치만 보아서는 안 된다.
실제로 과거 인근의 기장군 같은 경우, 오규석 군수가 무소속으로 활약하면서 군민에게 많은 인기와 발전을 일으켜 인구도 늘어난 사례를 볼 수 있다. 그 군수는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현장에서 1인 피켓 시위를 벌이면서 자신을 희생하는 자세를 보여 주기도 했다.
이재명 정부가 대통령 공약대로 지방을 살리고 지방자치를 바로 세우고자 한다면 이제는 공천의 손아귀에서 지방정치를 조금씩 놓아줄 때다. 주민 곁에서 주민의 삶을 책임질 수 있도록, 지방정치를 다시 주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지방 살리려면 우선 정당공천에서 벗어 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