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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화] 천성산 미타암, “희망의 미소” 모래 포대화상과 새 공양간 준공

김경희 기자 입력 2025.11.28 19:11 수정 2025.11.28 19:11

12월 9일 회향식 예정
지상 3층 새 공양간 준공… 쉼방 4실 마련
성파 대종사 친필 ‘시부지기’ 현판 걸어 의미 더해
김길만 작가 모래 포대화상 조성…

최근 준공된 지상3층 새 공양간

양산 천성산 자락의 미타암 마당에 올해 겨울, 두 개의 따뜻한 변화가 찾아왔다. 지역 조각가 김길만 작가가 최근 완성한 모래 포대화상 그리고 완공을 마치고 오는 12월 9일 회향식 예정인 지상 3층 공양간이다.

포대화상은 앞뒤로 포대를 지고 배를 불룩 내민 익살스런 모습이지만, 그 표정 속에는 오랜 시간 산사를 가꿔온 스님과 신도들의 땀과 기도가 고요히 배어 있다.

미타암은 그동안 숙원이었던 임도를 개설하고 산중에 상수시설을 조성했다. 미타암의 보물인 석굴법당도 말끔히 정비했고 최근 지상 3층 새로운 공양간도 완공했다. 새 공양간은 식사 공간뿐 아니라 4개의 방을 갖춰 기도하러 온 이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자리로 마련되었다.

최근에 새 공양간에 걸 ‘시부지기(時不至起)’ 현판식을 치렀다. 이 글씨는 동진 스님의 은사이자 조계종 종정 성파 대종사가 직접 써 내려준 것이다. ‘시부지기’는 경남 지역에서 쓰이는 방언으로 “별로 힘들이지 않고, 거의 저절로” 라는 뜻을 지닌다.

동진 스님은 이 말이야말로 7년 동안 한 계단씩 산사를 가꿔온 마음을 가장 잘 담아낸 표현이라고 밝혔다. “무리하지 않고, 욕심내지 않고 그러나 멈추지 않고 쌓아온 정성이 결국 지금의 공양간을 만들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이 스님과 신도들이 직접 포크레인을 옮기고 모래를 나르며 함께 만들어낸 변화라 그 의미가 더 깊다. “스님의 원력이 대단하다”는 말이 나올 만큼 산사의 숨은 노력이 곳곳에 배어 있다.

김길만 조각가가 최근 완성한 미타암 모래 포대화상.

김길만 작가의 모래 조각은 단순한 설치물을 넘어 포대화상 본래의 의미를 담아냈다. 앞뒤로 포대를 메고 배가 불룩한 모습은 세속의 욕심이 아니라 나누기 위한 풍요를 상징한다. 포대화상은 중국 오대십국 시대를 떠돌며 굶주린 이들에게 얻은 음식을 포대에 담아 나누어주던 나눔의 수행자였다.

그 천진한 미소는 “꿈은 이루어진다”는 희망을 품고 있었고 그래서 중국에서는 그를 미륵불의 화현으로 여겼다. 이번 미타암의 모래 포대화상 역시 그 본래의 의미를 담아 조성되었다. 김길만 작가는 상동에서 공수한 고운 모래를 사용해 포대와 배의 볼륨감을 세심하게 표현했다.

동진 스님은 “신도들이 편히 기도하고 쉬어가고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며 “임도 개설, 공양간 신축, 마당 정비 등 하나하나가 모두 ‘시부지기’로 이루어진 선물 같은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작품의 완성은 사찰 내부 분위기를 한층 밝게 변화시켰다. 저녁이면 산 아래 웅상 시내의 불빛이 조용히 번지고, 포대화상의 온화한 얼굴은 그 빛을 품은 듯 고요하게 빛난다.

미타암은 다가오는 12월 9일 회향식에는 신도와 지역 주민들이 모여 작은 축복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겨울을 앞두고 산사를 찾는 마음들이 포대화상의 미소처럼 조금 더 따뜻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웅상뉴스(웅상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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