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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남승흥 작가의 디카시 한 스푼

남승흥 작가의 디카시 한 스푼(12)

웅상뉴스 기자 입력 2025.10.20 09:22 수정 2025.10.20 09:22

박석래의 디카시 “공空”

ⓒ 웅상뉴스(웅상신문)
박석래의 디카시 “공空”은 영상 기호와 문자 기호가 하나의 의미 체계를 이루며 ‘비움의 미학’을 탐구하는 작품이다. 사진 속의 화려하게 만개한 꽃들의 생명감과 대비되는 화분의 공허함은 ‘채움’과 ‘비움’이라는 상반된 개념을 동시에 불러낸다. 이 시각적 대비가 존재의 충만과 결핍이 서로 맞닿아 있음을 시사한다.

단 3행에 불과하지만, 그 안에는 인간 내면의 근원적 물음이 응축되어 있다. “채운 들 / 채워진들 만족할까”라는 구절은 인간의 욕망이 결코 완전한 만족으로 귀결되지 못함을 반문하는 형식으로 드러낸다. 마지막 행의 “자유로움이 외려”는 그 반대의 상태, 즉 비워냄을 통해 오히려 자유로워질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이처럼 단어의 절제와 생략을 통해 여백을 남겨 독자로 하여금 상상력의 공간을 제공한다.

디카시의 본질은 사진과 시의 두 매체가 서로를 확장하며 새로운 감각적 의미를 생성하는 데 있다. 이 작품에서 사진 속 ‘빈 화분’은 인간의 욕망과 자유를 비추는 상징적 거울로의 역할을 한다. 시는 사진을 해석하고, 사진은 시를 구체화함으로써 하나의 통합된 시적 언어를 완성한다.

“공空”은 채움보다 비움을 통해 존재의 의미를 사유하게 한다는 점에서 철학적 깊이를 지닌다. 또한 짧은 언어로 깊은 사색을 이끌어내는 점에서 디카시의 본질을 보여준다. “공空”은 “비어 있기에 더 넓은 자유를 품는 존재의 공간”을 아름답게 시각화하며, 디카시가 지향하는 여백의 미학과 사유의 깊이를 충실히 구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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