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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 미술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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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체니 온천에서 나와 부다페스트 미술관으로 향한다. 그리 멀지 않아서 슬렁슬렁 걸어서 갔다. 날씨가 스산하고 길은 한적하다. 그런데 생각한 것보다 미술관이 금방 나타나지 않는다.
길을 잘못 접어 들었나. 구글 맵을 보면서 몇 번이나 길을 확인한다. 날씨는 점점 추워지고 몸이 으슬으슬해진다. 그만 택시를 잡아타고 숙소에 돌아가고 싶다. 한국에서라면 당장 그랬을 것이다. 무슨 행사에 가다가도 몸 상태가 안 좋으면 바로 앞에서 집으로 발길을 돌리는 나였다. 몸살인가? 긴가민가하면서 꾸역꾸역 걸음을 옮긴다.
헝가리 문화의 중심인 부다페스트에는 미술관과 박물관이 100개 넘게 모여 있고 그중에서 부다페스트 미술관을 선택한 것은 세체니 온천에서 멀지 않아서다. 부다페스트 미술관을 보고 나서 근처에 있는 뮈처르노크 현대미술관도 둘러볼 예정이다.
그래도 미술관에는 가야지.
나는 속으로 중얼거린다. 1906년 헝가리의 오랜 귀족 가문인 에스테르하지 가문의 소장품과 국가 수집품을 바탕으로 설립된 부다페스트 미술관, 그런데 나는 왜? 미술관에 가는 것일까? 몸이냐, 미술관이냐, 갈등하던 두 가지 마음 사이에서 갑자기 의문이 솟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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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 미술관 1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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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가면 미술관 투어를 한다. 대체 그 이유가 뭐지? 물론 미술 작품을 보는 재미는 쏠쏠하다. 하지만 와우, 색감이 좋네, 흥미롭네, 무엇을 그렸을까, 기분이 좋네, 평화롭다, 아름답다, 정말 멋지네! 등 감탄사를 남발하거나 화가에 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이 다였다.
그러니까 그림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 무엇을 표현했을까. 이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왜 그림을 그리게 되었을까 등 호기심을 가지고 추측하는 게 다였다. 딱 거기까지다. 미술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고 간절하게 보고 싶은 미술 작품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심미안도 없었다.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그것도 막연히 색감이 좋아서 그리는, 딱 거기까지다.
그런데 지금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부다페스트 미술관에 가야 하는 것처럼 굴고 있다. 도대체 왜? 부다페스트 미술관이 어떤 곳인지 궁금해서? 미술관에서 보고 싶은 게 있나? 생각이 이어진다.
여행도 몸이 좋아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몸이 좋으면 룰루랄라, 하면서 여유롭게 즐겼을 부다페스트 도시 매력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어서 빨리 미술관에 도착하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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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 미술관 카페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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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도착한 부다페스트 미술관, 일단 미술관 1층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몸에 돌아다니는 한기를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그래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로비에 있는 푹신한 의자에서 한참 쉬다가 천천히 중앙홀로 향한다.
어, 그런데 이게 뭐지? 나도 모르게 입이 벌어진다. 천장이 높아도 너무 높고 건축 양식이 웅장해도 너무 웅장하다. 그림이 눈에 안 들어올 정도로 압도적이다. 이것을 보기 위해서 미술관에 왔나, 할 정도였다.
1층, 2층, 3층…. 나는 널찍한 공간을 거의 독차지, 몸 상태를 살피면서 천천히 미술 작품을 감상한다.
에곤 실레 ‘껴안은 두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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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곤 실레, ‘껴안은 두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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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살 짧은 생을 마감한 에곤실레, 이 드로잉은 실레가 부유한 부르주아 가문의 에디트 헤름스과 결혼했던 1915년에 제작한 것이다. 아내에게는 여동생 아델이 있었고 실레가 두 자매와 함께 지내던 시절이다.
당시 비엔나에는 세기의 전환기 상징 에로티시즘이 밀려왔고 처음으로 ‘레즈비언’ 신호등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인간 영혼과 본능의 가장 깊숙한 곳, 원초적인 비밀을 추적하던 실레는 적나라하게 인체묘사를 했다.
장바티스트 카미유 코로 ‘데이지를 머리에 꽂은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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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티스트 카미유 코로, ‘데이지를 머리에 꽂은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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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6년 7월 17일 ~ 1875년 2월 22일, 프랑스의 화가
파리의 유복한 포목상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1815년부터 7년 동안 포목상의 도제로 있었으며, 평생 독신으로 산 코로가 그림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은 50세가 넘어서다. 그때까지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했다.
아실 에트나 미샬롱과 장-빅토르 베르탱에게 풍경화를 배우며, 이탈리아 여행을 권고받는다. 세 차례 걸쳐 이탈리아 여행을 하면서 사실성을 바탕으로 한 독자적인 서정적 아름다움을 지닌 풍경화를 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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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상뉴스(웅상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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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유 피사로, '라 바렌 드 생 틸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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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 코르넬리즈 드로스로트, '시골 마을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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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미엔스 몰레나르, '술집의 농부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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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몽 부에, '구름 위에서 잠자는 비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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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가 드 가스 알레르 제르망, '무용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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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두아르 마네, '부채를 든 여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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