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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희 웅상신문 대표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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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상을 돌아다니면서 주로 듣는 말은 ‘웅상은 문화역사적 자원을 가지고 있는데도 그것을 제대로 활용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몇몇 단체들이 웅상의 문화자원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역사를 보존하고 널리 알리려고 애쓰고 있는데도 대부분 주민은 문화적 향기에 갈증을 느낀다. 우불산성, 우불산 신사, 왜시등 등의 역사유적지와 회야강, 천성산, 대운산 등 천혜의 자연과 역사적 인물이 있는데도 문화적 소외감마저 느낀다.
며칠 전 독일 바바리아 지역의 작은 도시 바이로이트를 방문한 적이 있다. 바로크 시대의 빌헬미나 변경백극장을 보고 시내를 돌아다니는데 거리 곳곳에 놓여 있는 바그너의 붉은색 동상이 표지판 역할을 했다. 그러니까 바이로이트는 바그너의 성지였다. 1870년 제자 한스 리히터가 추천한 이곳을 방문한 바그너는 자신만의 오페라 하우스를 건립하고 ‘니벨룽의 반지’ 4부작을 초연했다. 유럽 각지에서 각국의 국왕과 귀족들, 명사들, 니체와 차이코프스키도 이 작품을 보기 위해 바이로이트를 찾고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의 기원이 되었다.
약 인구 7만 5천여 명의 소도시 바이로이트, 바그너가 정착하고 음악애호가들이 찾아오는 문화도시가 된 것은 바그너 자신의 의지도 의지지만 주변 사람들의 도움, 루트비히 2세의 재정적 지원, 잘 모르긴 해도 무엇보다 바이로이트 주민들의 행동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문화도시로 성공한 지역의 경우 대부분 시와 주민이 의지를 가지고 다 함께 행동했기 때문이다. 문화도시로 선정된 대구 달성군의 경우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는 문화 프로그램들을 권역별 거점 공간에서 추진, 공연, 시각, 생활, 문학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활동과 도동서원을 포함한 관광지를 활용한 체험형 문화관광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지역사회를 알리고 주민의 관심을 높이는 ‘달성 100대 피아노’처럼 지역의 역사적 사건과 예술을 결합한 축제는 달성을 더욱 안정적인 문화도시로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법정문화도시로 선정된 의정부시는 미군부대가 있었던 지역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려고 애쓰기보다는 오히려 60년간 의정부시를 관통한 근현대사를 도시의 브랜드로 가져왔고 역사를 바탕으로 ‘기억’을 문화도시로 키워드로 삼았고 그것은 특장점으로 과거의 역사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켰다.
위의 사례들을 보더라도 문화도시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경우가 없다. 바그너란 최고의 예술가를 작은 도시 바이로이트에 유인한 것도 문화적 기회가 다양하고 고도의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역의 문화역사적 가치를 잘 보존하고 발전시킨 지역주민의 노력일 것이다. 대구 달성군이나 의정부시도 상황은 비슷할 것이다.
문화도시가 되는 것,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나 전시성 사업에 치중해서는 제대로 효과를 보기 힘들다. 오랜 기간 계획하고 실행하고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일어나서 시작하고 그런 일들을 여러 번 반복해도 결코 포기하지 끝까지 행동해야 가능하다.
현재 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웅상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삼한시대 유적인 우불산성과 우불산 신사와 맞은편 용당동 회야강 일대를 콘텐츠로 해 관광 자원과 시민 여가공간을 조성하는 내용의 용당역사지구 회야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에 대해서 일부 사람들은 아직 긴가민가하고 약간의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과연 일회성 보여주기 효과로 끝날 것인가. 아니면 장기적인 안목으로 계획을 세우고 다음 시장이 누가 되든 계속 실행이 가능할 것인가.
웅상이 가진 문화역사를 바탕으로 웅상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창조적 인재들을 유인하고 많은 사람이 찾고 싶어하는 도시를 만드는 것. 이것은 양적으로 개발하거나 성장제일주의식의 밀어붙이기로는 제대로 실현될 수 없다. 시와 주민들이 웅상을 문화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한마음으로 계획하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