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날이었던 지난 10월 21일 오후 4시경 양산경찰서 종합상황실에 긴급한 FAX가 하나 접수되었다.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 신고가 서울지방경찰청 112신고센터에 접수 되었고 위치가 물금읍 범어리로 조회된다는 내용이었다.
※ 휴대전화에서 수신인을 112로 하여 문자메시지를 보낼 경우,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접수되어 관할 지방경찰청(경찰서)으로 전달됨
※ 문자메시지 내용 : “GPS 켜놨구요 빨리 와 주세요 성폭행당하고 있어요 화장실 간다고 잠깐..”
양산경찰서는 긴급히 당직 형사와 인근 물금지구대, 양주파출소, 중앙파출소에 지령하여 순찰차 8대를 현장으로 보내고 112타격대를 추가로 출동시키면서 비번인 형사들을 비상소집했다.
경찰서장을 비롯해 수사과장과 상황실장도 현장에 출동해, 현장 수색과 탐문수사에 돌입하고 통신추적 수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휴대폰 가입자 확인을 통해 주소지를 방문한 결과 신고자는 초등학생이었고 그 학생은 어이없게도 TV에서 관련된 내용을 보고 호기심에 장난으로 신고한 것이라고 하여 경찰서를 떠들썩하게 했던 긴급상황은 허탈하게 종료됐다.
허위신고의 가장 큰 문제점은 다른 범죄에 대비해야 할 경찰관들이 무의미한 곳에 동원되면서 치안공백 사태가 초래되고 그로 인해 정당한 경찰의 보호를 받아야 할 시민이 제때 도움을 받지 못한다는 데 있다.
최근 경찰은 허위신고에 엄정하게 대응키로 하면서 형사처벌은 물론 경찰력 손실에 따른 민사소송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몇 일전에는 경기도 안양에서 절도죄 처벌에 앙심을 품은 20대 남성이 괴한에 납치되었다고 허위신고해 공무집행방해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데 이어 경찰이 낭비하게 된 유류비와 위자료 등 792만원을 배상하라는 지방법원 판결이 있기도 했다.
양산경찰서는 허위신고 했던 학생이 나이가 무척 어리고 허위신고가 처음인 점을 감안해 고심 끝에 형사처벌과 손해배상청구는 하지 않고 계도 차원에서 접근을 하기로 결정하고 학생의 부모와 상의하여 해당 학생에게 ‘마을순라대’에 참가하고 파출소에 방문해 경찰활동 체험을 하는 기회를 부여키로 했다.
양산경찰서장은 “사안이 중대하지만 타 기관의 사례에 비추어 볼 때 과중한 처벌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되어 학생이 스스로 충분히 반성하고 112 신고의 중요성을 체험할 수 있도록 지도한 것”이라며 선량한 시민들이 제때 경찰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112신고를 좀 더 아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