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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이야기가 있는 풍경

웅상에서 상상하다

김경희 기자 입력 2012.09.10 11:15 수정 2012.09.10 11:15

웅상(熊上)은 원효가 당에서 온 1000명의 스님에게 화엄경을 설법해 모두 성인이 되게 한 데서 유래해 명명된 천성산, 원효의 마지막 수도처로 알려진 대운산, 불광산, 용천산 등 비교적 큰 산들에 둘러 싸여 있고 가운데는 강이 흐르고 있다. 천성 산맥과 대운 산맥을 갈라 놓고 웅상의 중앙을 가로지르고 있는 부산과 울산을 연결하는 7번 국도를 따라 흐르고 있는 강의 이름은 회야강이다. 논배미를 돌아서 흐르는 강, 또는 어둠이 걷히기 전에 돌아온다고 해서 '회야(回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는데, 웅상은 바로 그 회야강의 발원지였다.
겉으로 보기엔 한적해 보여도 웅상은 빠르게 발전되고 있었다. 공업단지와 주거단지가 조성됨에 따라 인구가 급증, 2007년 4월에 서창동, 소주동, 덕계동, 평산동으로 나뉘어지고 웅상출장소가 설치되고 각종 문화 행사도 추진되고 있었다. 가볼 만한 장소도 많았다. 탑골저수지, 무지개저수지, 혈류폭포, 우불산의 산줄기를 따라 축조한 포곡식 석축산성인 우불산성, 신라시대부터 천신에게 제사를 지낸 우불산산사, 삼호리고분군, 미타암과 천하의 신비를 간직한 석아미타불입상 등등

웅상은 토박이보다 들어온 사람들이 훨씬 많다. 거의 80프로를 차지한다. 그 중에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는 이주민과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몰려든 외국인 근로자들이 상당수 된다. 한마디로 ‘패자부활전’을 벌이는 곳이다고 말하는 주민들이 흔하다. 부활을 꿈꾼다?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강이 흐르는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꿈꾼다? 회야강의 산책로를 걸을 때마다 덕계동과 평산동을 돌아다니다가 이따금 웅상을 둘러싸고 딱 버티고 서 있는 천성산을 바라볼 때마다 나는 상상하곤 한다. 그러니까 이곳은 삶의 주류에서 밀려난 자들이 용기를 얻고 다시 부활하기에 가장 적당한 곳이 아닐까. 수천 년의 정기를 안고 있는 산과 강이 사람들이 날개를 활짝 펴고 비상하기를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적하고 조용한 웅상 지역에 흐르고 있는 어떤 열기.그것은 바로 척박한 현실에도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자들이 내뿜는 생생한 숨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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