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지나가면서 길쭘하게 우뚝 솟아 있는 바위와 절벽을 보고 대체 뭐지? 하고 궁금해했다. 산 아래는 강물이 흐르고 이쁜 마을이 있고 평지가 펼쳐져 있고 야산인 듯한 산에 험난한 산세에나 있을 법한 기암괴석이 있다니. 멀리서 봐도 바위는 심상치 않아 보였다.
솔직히 체코에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절경이 있으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첫날부터 본 것은 광활한 들판이고 숲이고 낮은 산이었다.
체코 30일 체류의 마지막 날인 4월 30일, 안 작가가 파리여행에서 돌아온 한 작가와 나를 데리고 간 곳은 바로 바슈타이였고 그곳은 체코에도 작센주의 알프스 국립공원이 있고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었다. 영화촬영장소를 찾아서 떠난 일행을 만나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커피를 마신다. 그런데 바로 옆에 바슈타이 다리로 가는 길이 있다. 30분만 올라가면 된대요. 한 작가가 물어보고 온다. 개도 올라가고 아이들도 올라가고 남녀노소 모두 좁은 산길을 따라서 올라가고 있다. 30분이면 치고 올라가야 갈 건데. 몸에 무리가 가면 안 된다면서 쉴 계획이던 나는 슬그머니 그들을 따라붙는다.
ⓒ 웅상뉴스(웅상신문)
생각한 것보다 길은 걷기에 수월하고 완만하다. 그리하여 산 정상에 올라가고 시야에 나타난 것은 깎아지른 절벽이 나타나고 오랜 시간 풍화와 침식으로 깎인 사암이 길쭘한 형태로 절경을 이룬다. 바위와 바위 사이에 놓여 있는 다리를 지나가니 저 멀리 평화로운 풍경이 나타난다.
1938년 엘베사암 산맥에서 처음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바슈타이. 그러니까 커다란 배낭을 진 등산객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왜 많냐 생각했더니 전체 면적 710㎢ 정도인 엘베 사암 산지에 총 길이 2200㎞의 도보 트레일과 2만 1000개의 등산 루트, 등반이 가능한 1100개의 봉우리 등이 몰려 있고 독일 쪽에 속한 바슈타이는 엘베강 연안의 깎아지른 협곡 지역으로 산악지대는 이곳이 유일하다. 이 지역에 거주하던 스위스 출신의 화가가 자신의 고향과 닮았다며 부른 작센 스위스 국립공원의 바슈타이. 독일말로 ‘요새’라는 뜻.
ⓒ 웅상뉴스(웅상신문)
산 정상에서 보는 엘베강은 마을과 기암괴석의 산 절벽을 휘감으면서 잔잔하게 흘러가고 사암으로 이뤄진 사암 바위는 그런 엘베강을 고요한 눈으로 바라본다. #쾨니히슈타인 산 (2023년 4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