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산책하다가 온천수 식수대가 보이는 콜로나다라고 하는 독특한 컵으로 온천수마시는 까를로비 바리.
오스트리아 빈에서 돌아온 다음 날 데친 이기영 대표의 안내로 3박 4일 일정의 여행을 떠난다. 이기영 대표가 리무진 버스에 일행 9명을 태우고 간 곳은 카를로비 바리.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중세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프라하 근교 체코의 황제, 모차르트, 피터 대제들이 사랑한 도시인 까를로비 바비, 체코 서부 보헤미아 지방의 카를로비바리주에 있는 체코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인 까를로비 바리. 대충 일정표를 훑어보기만 했는데, 도시 전체가 중세 유럽의 그림이다.
ⓒ 웅상뉴스(웅상신문)
거리를 산책하면서 강 선생이 지나가다가 온천수 식수대가 보이는 콜로나다라고 하는 독특한 컵으로 온천 마시는 법을 알려주면서 보헤미아 지방에 있는 온천 도시인 카를로비바리의 전설로 내려오는 일화를 조곤조곤 들려준다.
14세기 초 카를 4세에 의해 발견된 온천으로 카를 4세가 사냥을 하다가 사슴 한 마리가 다리에 화살을 맞고 물에 빠졌고 물에 빠진 사슴이 다시 밖으로 나왔는데 화살에 맞은 다리의 상처가 나았고 그 모습을 지켜본 카를 4세가 이곳이 온천 지역인 걸 알게 되었다고 한다.
훗날 체코명으로 카를 왕의 ‘카를로비’와 온천 ‘바리’가 합쳐진 ‘카를로비바리(Karlovy Vary)’란 지명으로 알려지게 되었고 1522년 온천에 대한 의학적 효과가 전 유럽에 알려지면서 카를로비바리에는 200여 개에 달하는 온천장이 들어선다.
유럽의 왕족, 귀족, 저명인사들이 요양을 위해 찾은 온천 마을. 스메타나, 베토벤, 괴테, 드보르자크, 모차르트, 톨스토이, 쇼팽, 바그너 등도 자주 방문한 온천 마을은 건물들이 하나같이 단아하고 멋스럽다. 거리도 깨끗하고 가방이나 보석, 선물용품을 파는 상점에 진열된 물건들은 어딘가 모르게 고급스러워 보인다. 50%~70% 세일하는 상점에 들어가서 가방을 살펴본다. 직원이 라이터로 가방을 불을 보이면서 양가죽이라고 설명한다. 디자인도 다양하고 가격대가 생각보다 저렴하다. 지난해 서유럽 여행 때 가장 아쉬운 것이 있다면 아이들의 선물을 사지 않은 것이다. 베네치아에 갔을 때 이쁜 가방들이 많았고 저렴한 가격대의 딸 가방을 샀지만 젊은 아이에게 맞지 않은 꽃무늬라 줄곧 내가 들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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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느라 상점은 보기만 했고 물건은 살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나중에 귀국할 때 공항에서 선물을 사면 되겠지 했는데, 비행기 연착으로 공항에서 주어진 자유 시간은 딱 1시간, 바쁘게 돌아다닌 끝에 동생 선물만 사고 아이들은 건너뛰었다. 아들은 남자라 그냥 넘어갔지만 딸은 내심 서운하지 않았을까. 딸에게 내내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이번에는 눈에 보일 때 사자, 라고 생각, 적당한 가격에 딸의 가방을 산다. 딸에게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니 너무 좋다고 이모티콘을 팡팡 날린다. 선물을 사야 한다는 부담감에서도 벗어나고 마음이 홀가분해진다. 아무튼 온천마을이 고급스러운 게 왜 그런가 했더니 카를로비바리에는 공원의 이름도 스메타나 공원, 드보르자크 공원, 모차르트 공원으로 이름이 남겨져 있을 정도로 요양차 이곳을 많이 찾았고 드보르자크는 1894년 그의 작품 〈신세계 교향곡〉을 이곳에서 초연하기까지 했다. 괴테는 이곳에서 영감 얻어서 많은 작품 탄생시키기도 했다.
색다른 것은 카를로비 바리가 흔히 생각하는 욕탕에 몸을 담그는 온천이 아니라 마시는 온천이라는 것이다. 콜로나다(음천소) 산책하면서 손잡이가 있는 전용 음천용 컵을 가지고 30℃~72℃까지 제각각인 온도의 온천 중 자신에게 맞는 온천물을 마시는 것,
카를로비 바리는 오흐르제강과 따뜻한 테플라 강이 합쳐지는 곳, 나무가 우거진 언덕 틈에 위치, 체코의 수많은 온천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유럽인들이 가장 많이 찾고 있는 전 유럽에서 손꼽히는 온천 휴양지 중 하나다. 이기영 대표가 여행 코스에 넣은 이유를 알겠다.
# 1970년대에 건설된 부지델니 콜로나다: 체코 최대 온천지 까를로비 바리에 있는 회랑, 분당 2000리터의 온천수가 뿜어져 나온다. (2023.4.18. 온천도시 카를로비 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