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 기고

의학 연재 칼럼[1]

웅상뉴스 기자 입력 2021.09.11 10:56 수정 2021.09.11 10:56

이진혁 연세바른치과(평산동) 대표원장

ⓒ 웅상뉴스(웅상신문)
"이가 흔들리는데 아프진 않아요. 살릴 수 없을까요?" 필자가 치과를 운영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치아를 보니 아니나다를까 흔들흔들, 살짝 건드리면 뽑힐 것 같다. 이런 치아를 가지고 어떻게 견디셨을지 마음이 짠하다. 뽑아야한다는 소리가 차마 입밖으로 나오지 않지만 어렵게 말씀드린다. "죄송하지만 점점 더 심해질겁니다. 늦지않게 뽑고 임플란트 치료를 준비하셔야 합니다."

체념하고 순응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 쓸 수 있게 해달라고 하시는 분도 있기 마련이다. 교과서에서 배운대로만 고집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최대한 더 쓰실 수 있도록 스켈링, 잇몸치료, 약처방 등 가능한 조치는 모두 취해본다. 몸관리에 신경 써 달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풍치로 치과에 오시는 분들 대부분의 치료가 이렇게 시작된다. 요새는 임플란트에 대한 정보가 많아지면서 미리 치료계획을 생각해서 오시는 분들도 있지만, 대체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치듯이 갑자기 치아가 흔들려서 치과에 오신다. 수십년간 동고동락했던 내 몸의 일부분인 치아가 갑자기 흔들리는 것도 슬픈 일인데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 굉장히 착잡해진다. 문제는 그런 치아가 한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 치아를 망가뜨리는 주 원인 두 가지는 충치와 풍치이다. 충치가 생기면 까맣게 썩어들어가고 아프기 때문에 모를 수가 없다. 충치가 이렇게 전면적으로 쳐들어와 치아를 박살내는 사단 보병 같은 존재인 반면에 풍치는 은밀하게 적군에 침입하는 첩보원이라고 할 수 있다. 수뇌부에 침투하여 근본부터 무너뜨리는데 알아차린 뒤에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는 것이고, 주기적인 치과 검진이 필요한 이유이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풍치가 생겨 씹는 기능이 저하되면 뇌세포에 가해지는 자극이 저하되면서 두뇌의 노화가 생기고 치매를 초래할 수 있다고 한다. 그 뿐 아니라 입속 건강이 나빠지면 구취, 미각 상실, 심미적 저하로 인한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풍치를 예방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행위는 스케일링이다. 양치질로 제거하기 힘든 입속 세균을 스케일링으로 깨끗이 제거하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2013년부터 보건복지부가 스케일링에 의료보험을 적용한 이후로, 비용이 저렴해져 부담도 없다.

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다. 다수의 치과에서 스케일링을 치과위생사가 아닌 간호조무사나 일반인이 대신 한다는 것이다. 스케일링을 하고 나서 치아가 더 흔들리거나, 잇몸이 시려지는 등 스케일링의 부작용이 생기는 가장 큰 이유이다. 현행법에 의하면 스케일링은 치과의사나 치과위생사에 의해서만 시행될 수 있다. 전문 면허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스케일링을 할 경우 치아가 깨지고 손상될 수 있음은 물론, 자칫 잘못하면 잇몸에 큰 상처를 낼 수 있고, 염증이 생길 수도 있다.

현재 모든 의료기관에서는 명찰 패용이 의무화 되어있다. 스케일링을 받을 때 시술자가 치과위생사인지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잇몸 건강을 유지하고 내 치아를 오래 쓸 수 있는 방법이자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팁이 될 것이다.

글쓴이 소개: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업, 강남세브란스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수련을 거쳐, 외래교수로 재직중이다. 웅상지역에서 다양한 사회활동 및 봉사활동을 하며, 우리 동네에서 값싸고 편하며 믿을 수 있는 임플란트 치료를 제공하기 위하여 고군분투 중이다. 고난이도 임플란트 및 전체 임플란트를 위주로 치료하는 평산동 연세바른 치과의원을 운영중이다.


저작권자 웅상뉴스(웅상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