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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유럽 인문학여행16] 체스키크룸로프에서 우연히 마주친 에곤실레

웅상뉴스 기자 입력 2024.11.01 08:35 수정 2024.11.01 08:35

김서련 소설가

ⓒ 웅상뉴스(웅상신문)
체스키크룸로프에서 4박 5일 동안 잘츠부르크와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돌아볼 예정으로 일행과 헤어졌다. 체코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인 체스키크룸로프, 건물 하나하나가 박물관이라는 마을을 걸어보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지만 일정상 어쩔 수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점심을 먹고 버스정류장 가는 길에 만난 에곤실레 미술관이었다.

사실 그 유명한 에곤실레를 체스키크룸로프에서 만나리라곤 전혀 예상도 하지 못했다. 1890년 오스트리아 빈 서쪽 외곽 툴른에서 태어난 그는 어머니 고향인 체스키크룸로프에 종종 방문했고 1907년부터 1917년까지 이곳에서 작품 활동을 했고 어린 소녀들을 모델로 누드화를 그린다는 소문으로 마을에서 쫓겨나 오스트리아 빈에서 살면서도 체스키크룸로프를 사랑했고 풍경화를 그렸다는 것은 나중에 알았다.

ⓒ 웅상뉴스(웅상신문)
“보헤미아의 숲으로 가고 싶다. 그곳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찬찬히 바라보며, 어둑한 곳에서 입에 물을 머금고 하늘이 내려준 천연의 공기를 마시며 이끼 낀 나무를 바라본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모두 살아 있기 때문이다. 어린 자작나무 숲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듣고,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볕을 쬐며, 푸른빛과 초록빛에 물든 계곡의 차분한 오후를 즐기고 싶다.”

친구에게 보낸 그의 편지에는 체스키크룸로프에 대한 사랑이 구구절절 녹아 있었다.

에곤실레는 보고 가야지.
입구 매표소에서 표를 사서 들어가자 기념품과 굿즈를 파는 코너가 먼저 나왔다. 대충 눈으로 구경하고 1층 기획전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갔다. 에곤실레가 체스키크룸로프에서 머물면서 스케치한 그림과 메모, 그의 가족사진, 이곳에서 그린 습작들, 에곤실레의 집, 에곤실레가 이곳을 떠나 완성한 그림들에 대한 시청각 자료 등이 있었다.

ⓒ 웅상뉴스(웅상신문)
에곤실레를 떠올리면 기이한 누드화가 먼저 떠올랐는데, 의외로 체스키크룸로프 풍경화도 많았다.

# 제1차 세계대전 말기에 번진 스페인 독감으로 28년의 생을 마감한 에곤실레(1861~1918), 짧은 생애에도 3000여 점의 드로잉과 300여 점의 그림을 남긴 그는 길쭉하거나 각지거나 꼬여 있거나 누드화를 통해 인간의 고통을 표현했다. 삶과 죽음을 솔직하게 그림에 담아내면서 예술을 통해 인간의 본질을 탐구한 그의 작품은 주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2023년 4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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